[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일본 라인야후가 지난해 ‘라인(LINE)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관련 대응으로 “한국 네이버에 대한 서비스 위탁을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하겠다”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라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네이버 출신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가 다음달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다.

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 실적 결산 설명회에서 일본 정부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작년 11월 라인에서 개인정보 약 52만건이 유출된 후 일본 총무성이 서비스 개발권을 쥔 ‘한국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사실상 라인 서비스 창시자인 네이버의 지배력을 축소하라는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라인야후 CEO가 관련해 직접 회사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신중호 대표이사 겸 CPO의 사내이사 퇴임 건도 의결됐다. 신중호 CPO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CPO 자리만 유지하게 된다. 라인야후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인 신 CPO가 이사 자격을 잃으면서 향후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독립적인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개편해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경영진을 업무 집행기능과 분리하기 위한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는 작년 11월 라인에서 발생한 약 52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경질성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데자와 CEO는 “경질로는 보지 말아달라”면서도 “보안 거버넌스 강화라는 측면에서 사외이사를 늘리자는 논의는 대주주들과 이전부터 이야기하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기존 사내이사 4명에 사외이사 3명이던 라인야후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에 사외이사 4명 체제로 개편된다. 소프트뱅크 측 인사인 오케타니 타쿠 이사 겸 최고전략책임자도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소프트뱅크 측 인사인 카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과 이데자와 다케시 CEO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라인야후는 이사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 발표한 대로 경영진의 주식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신 CPO도 수백억원에 이르는 스톡옵션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한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최대주주(지분 64.5%)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한 라인야후의 실질적 모회사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을 추가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의 A홀딩스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신 CPO의 사내이사 사임은 라인야후의 판단”이라며 “회사 중장기적 전략 관점에서 (라인야후 지분 관계 변경을) 검토한다는 입장은 동일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