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실패가 중요”…넥슨이 AI로 유해 게임 이미지 완벽히 탐지한 비결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빠르게 실패하는 것이 AI 프로젝트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는 12주 동안 12개의 실험을 진행했고, 이 중 9개를 실패하고 3개는 성공했습니다. 이는 버텍스 AI를 통한 빠른 실험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윤준호 넥슨코리아 선행개발실 AI 엔지니어는 30일 JW메리어트서울에서 열린 ‘게이밍 온 구글 클라우드’ 컨퍼런스에서 구글 버텍스 AI를 활용한 게임 유해 이미지 탐지 사례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버텍스 AI는 기업이 맞춤형 머신러닝(ML) 모델을 구축, 배포,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글 클라우드의 AI 플랫폼으로 지난 2021년 5월 발표됐다.
전 세계 19억명 이용자에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은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통해 선정성 등이 강한 유해 콘텐츠를 탐지해 왔다. 하지만 신작 출시나 업데이트가 늘면서 일부 게임에선 잘 작동하지 않았다.
윤 엔지니어는 “예컨대 실사 이미지에선 잘 작동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선 잘 동작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다시 말해 AI 모델이 이질적인 데이터 도메인을 만나게 되면 논문대로 동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을 통해 실사 도메인과 게임·애니 도메인 모두 높은 성능을 내는 이미지 탐지 모델을 구축했고, 모델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면서 최소한의 라이브옵스(게임 출시 후 지속적으로 게임을 보강·개선하는 것) 비용을 충족하는 솔루션을 만들게 됐다.
그는 “버텍스 AI라는 통합환경 하에서 구글 클라우드팀의 실험 진행을 지원받으며 12주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실험을 진행했다”며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실험해서 실패했으나 일부 실험에선 성공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 실험에서 얻은 일부 성과는 최종적으로 넥슨 라이브 서비스의 메이저 업데이트에 반영됐다. 먼저 오픈 데이터셋 인덱션을 통한 도메인 일반화가 적용됐고, 이미지 인베딩을 활용한 성능 극대화 구조를 채택하면서 이는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사전 훈련된 비전 언어 모델의 이미지 인코더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구조의 커스텀 모델을 파인튜닝하면서 실사 도메인과 애니 도메인 모두 높은 성능을 내는 이미지 탐지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성능은 리콜 스코어 기준 4.2%가 향상됐고, 기존 모델의 미탐지 케이스들을 대부분 해결하는 일반화 성능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메이저 업데이트를 통해 서버에 반영된 이후 81%의 라이브옵스 비용이 줄어들었고, 구조 복잡성 감소로 73.8%의 서버 레이턴시가 줄어드는 성과도 거뒀다.
윤 엔지니어는 “거의 자동화에 가까운 시스템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현재 모델의 성능은 훌륭해졌다”며 “향후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생성 모델을 포함해 새롭게 개발되는 모델들을 버텍스 AI 환경에서 꾸준히 실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자사에서만 활용되고 있는 게임 특화 유해 이미지 서비스를 타사에서도 이용 가능한 형태로 오픈하는 것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게이밍 온 구글 클라우드’는 게임 산업 관계자들을 위한 구글 클라우드의 연례 행사다.
이날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은 “가트너에 따르면, 실리콘부터 서비스까지 풀스택을 갖고 있으면서, 하나하나의 스택이 경쟁력을 갖춘 곳은 구글 클라우드 밖에 없다”며 “이를 통해 게임 서비스에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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