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 재판 중인 한컴 회장 차남, 보석 석방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자산으로 9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차남이 조건부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한컴그룹 차남 김모 씨와 한컴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화폐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 씨에 대해 25일 직권 보석 결정을 내렸다. 작년 12월 5일 구속된 이후 111일만이다.
재판부는 앞서 2차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 측에 “재판부 직권으로 보석을 검토하겠다. 피고인들의 범행 인정 여부와 인정 금액, 도망 염려에 관한 의견서를 3월 20일까지 각각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양측 의견서를 검토한 재판부는 보석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피고인들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석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석 결정을 하면서 보석 보증금 5억원 납부, 주거지 제한 등을 조건으로 부여했다.
김씨와 정씨는 2021년 12월부터 작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1457만여개 매도를 의뢰해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30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2년 3월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개의 운용과 매도를 의뢰해 운용수익금 15억700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김씨 개인 전자기갑으로 전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은 약 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비자금으로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구매 및 주식 매입,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 구매 등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다.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20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으나 작년 8월9일 거래소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라는 이유로 아로와나토큰 상장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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