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4] 셀투팩 기술에 쏠린 이목…K-배터리 3사간 차이점은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국내 최대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가 6일 서울 코엑스에 개막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내놓은 차세대 기술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차량 주행거리를 높이는 셀투팩(Cell to Pack, 이하 CTP) 기술이 서로 다른 형태로 공개돼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개발한 파우치형 CTP이 적용된 전기차 플랫폼 목업(Mock-UP)을 부스에 공개했다. 해당 목업은 실제와 유사한 크기로 제작됐다.
CTP는 기존 전기차 배터리 조립 형태인 셀→모듈→팩 구조에서 모듈을 제거한 팩 디자인이다. 모듈이 차지하던 공간을 셀로 채워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향상시키는 원리다. 주로 중국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각형 배터리 기반 CTP 기술을 상용화하며 시장 주도권을 가져왔다.
LG에너지솔루션도 과거부터 이 기술에 관심을 가져왔다. 분사 이전 LG화학 시절부터 개발한 모듈과 팩이 통합된 MPI(Module Pack Integrated) 기술이 대표적 사례로, 이 기술이 이날 전시된 CTP으로 구현된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시한 CTP 목업의 특징은 한층 두꺼워진 파우치형 배터리다. 1cm 남짓되는 셀이 구획별로 4개씩 꽂혀 있다는 점이다. 주력인 롱셀(Long Cell)보다도 길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파우치 필름 대신 알루미늄 캔을 외부 패키지로 활용해 아주 얇은 각형 배터리처럼 꽂힌 모습이 인상적이다.
당초 파우치형 배터리는 향후 완성차 기업이 채택할 CTP, 셀투샤시(CTC)에서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알루미늄 필름이 외부 충격에 약해 이를 고정하고 보호하는 모듈이 없으면 화재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약점을 고려해 셀 외부 패키지를 알루미늄 캔으로 변경해 에너지밀도를 높이면서도 외관 보호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에 있던 회사 관계자는 "파우치형의 특징은 형태 변화가 자유롭다는 점이다. 전시된 배터리 팩에도 파우치 셀의 밀도와 크기를 높여 강점을 부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가 공개한 CTP 목업에는 측면 단자(Terminal) 형태의 각형 배터리가 꽂혀 있다. 탑재된 배터리는 최근 삼성SDI가 양산·공급을 본격화한 P6 셀로 추정된다. 이 팩의 에너지밀도는 셀당 720Wh/L, 팩 기준 300Wh/kg이며 팩 용량은 100키로와트시(kWh)다.
기존에 공급한 배터리팩은 가로의 중앙 부분에 모듈 간 충돌을 보호하는 뼈대가 있어 셀 탑재량에 제한이 컸다. 이날 전시한 CTP 콘셉트는 이같은 뼈대가 사라진 만큼, 셀을 추가로 탑재하고 부품 수와 무게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존 상단에 배치됐던 셀 단자가 측면 단자로 채택된 점도 인상적이다. 상단 단자를 쓰게 되면 팩 상하부에 냉각 시스템을 추가하기 어려워지고 전류 경로도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측면 단자로 해결하는 한편, 위-아래가 길어 높았던 무게중심을 아래로 낮추는 역할도 하게될 전망이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CTP 기술을 출품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전시회에서 'S-Pack(S팩)'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한 바 있어서다.
당시 출품된 S팩은 4개의 모듈이 구성된 배터리의 내부가 공개됐다. 기존에는 모듈이 10~20개씩 연결돼 팩 내부에 탑재됐지만, 이를 4개로 최소화한 것이다. 모듈에 꽂힌 알루미늄 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파우치형 배터리 셀이 적용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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