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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배달’로 1위 지킨 배민, ‘와우할인’으로 2위 코앞 쿠팡이츠

이나연 기자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 각 사]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 각 사]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코로나 앤데믹 이후 처음으로 배달 시장이 역성장했지만, 업체별 희비가 엇갈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난해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3사 성적표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점유율 방어에 성공한 배달의민족(배민)은 2년 연속 호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쿠팡이츠는 ‘와우할인’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규모에 따라 수익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1년 전(26조5000억원)보다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며 매장 영업이 정상화됐고,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소비자 지갑이 닫히면서 배달이용자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역성장했지만, 점유율을 가늠할 수 있는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보면 업체별 차이가 두드러진다. 배민이 1위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2, 3위 업체 간격이 크게 줄었다.

실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배민 MAU는 2244만70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13만8785명)과 비교해 1.4% 증가했다. 요기요는 636만2777명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758만5160명) 16.1% 감소했고, 쿠팡이츠는 553만3766명으로 집계되며 전년동기대비(378만5909명) 46.2% 상승했다.

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측은 회사의 점유율 수성 배경으로 지난해 4월 선보인 알뜰배달을 꼽았다. 알뜰배달은 전반적인 고물가 상황으로 배달팁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지자 묶음배달로 배달비를 낮춘 상품이다.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팁은 주문 시간대별 수요, 거리 등을 고려해 배민이 설정한다.

알뜰배달은 배달 동선을 분석해 묶음배달을 제공하는데, 한집배달에 비해 배달에 드는 비용을 낮추면서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차 효율을 높였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상품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 리서치가 배달앱 사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배달앱 사용자 70%가 전반적으로 ‘알뜰배달 서비스에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알뜰배달이 외식비용부담 절감에 도움이 된다’라고 답했으며, ‘알뜰배달이 소비자의 배달비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77%에 달했다.

알뜰배달의 배달비 부담 완화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선 조사에 따르면, 알뜰배달의 평균 배달팁(기본거리 기준)은 2000원 안팎으로 한집배달 대비 약 1361원 저렴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알뜰배달 도입 후 가게들의 주문 수 변화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에 따르면 알뜰배달을 적용한 가게의 경우, 적용 전 1주일 대비 적용 후 1주일 평균 주문수가 20% 올랐다.

한편, 올해 배달시장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지 이목이 쏠린다. 역성장한 시장에서 줄어든 파이를 두고 세 업체 간의 경쟁은 가속할 조짐이다. 올해는 ‘2024 파리 올림픽’ 등 배달업계 대목으로 여겨지는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배민은 알뜰배달을 앞세워 배달비 부담을 낮추면서 배달효율을 높이는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쿠팡이츠의 경우, 작년에 와우할인을 앞세워 시장 2위 요기요와의 격차를 크게 줄인 만큼 올해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쿠팡이츠가 비용을 100% 부담하는 와우할인은 쿠팡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로 연결되는 이른바 ‘쿠팡 생태계’ 전략 일환이다. 월 4990원의 쿠팡 구독 서비스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은 쿠팡이츠 10% 할인과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지난해 주춤한 요기요는 다양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주문하기를 수행하는가 하면, ‘요기패스’ 가격인하 등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요기패스X는 소비자가 월 4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앱 내 요기패스X 대상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료를 없애주는 멤버십이다.

초기 멤버십 가격은 9900원이었지만, 보다 적극적인 이용자 유치를 위해 작년 12월 요기패스X를 4900원으로 인하했다. 최근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개편했다. 요기요가 대대적인 앱 개편에 나선 건 지난 2020년 홈 개편 이후 처음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시장 성장이 꺾인 만큼 한정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불황으로 닫힌 소비자 마음을 어느 배달앱이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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