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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트민男女 이태원·무신사 앱에 모인 이유?…“24FW 트렌드 함께 만들어요”

왕진화 기자
[ⓒ무신사]
[ⓒ무신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가을과 겨울, 유행하게 될 패션은 무엇일까? 이는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패션 브랜드와 소비자가 트렌드를 함께 예측하고 샘플을 만든다면 유행 정확도를 높일 수는 있을 것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그 두 번째 도전을 이태원에서 직접 보고 왔다.

무신사가 15일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Vinyl & Plastic)과 스토리지(Storage)에서 올해 가을·겨울 시즌 패션 트렌드를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는 온·오프라인 행사 ‘24FW(가을·겨울) 시즌 프리뷰’를 시작했다.

무신사 시즌 프리뷰는 입점 브랜드가 다음 시즌 디자인을 선공개하고 고객 투표와 프리오더(선주문)를 통해 실제 수요와 피드백을 확인하는 자리다. 기획 단계에서 고객의 실수요를 확인하고 생산 및 발매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브랜드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지난해 11월 처음 진행됐었던 이 행사는 브랜드 및 소비자 모두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온·오프라인에서 2만8000여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오프라인 행사는 11일 간 3만2000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첫 행사 당시 30개 브랜드가 참여해 216개 상품을 선보였다.

고객 투표 결과 및 코멘트를 바탕으로 70여개 상품이 무신사에서 24SS(봄·여름)을 겨냥해 단독 발매된다. 약 40%가 최종 발매로 이어진 셈이다. 무신사는 시즌 프리뷰를 SS와 FW 시즌에 맞춰 연 2회 정례 행사로 진행하게 됐다.

무신사 관계자는 “브랜드들은 수요를 먼저 예측하고 상품을 만드는 부담감이 크게 다가온다고 한다”며 “무신사가 현장 및 온라인을 통해 미리 실수요를 파악하고 조금 더 실험적인 디자인이나 고도화된 것들을 도전할 수 있게 돕자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34개 브랜드의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는, 더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이번 행사에는 34개 브랜드가 참여해 총 280여개의 프리뷰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지난해 11월에 첫 회로 진행한 24SS 시즌 프리뷰보다 브랜드 수와 상품 규모가 확대됐다. 관전 포인트는 브랜드가 상품 기획에 적용한 6가지 패션 트렌드 키워드다. 24FW 시즌 트렌드를 무신사가 패션 업계 전문가 및 트렌드 분석 기업과 협업해 예측했다.

가장 많은 프리뷰 상품이 등록된 트렌드는 바로 ‘레트로 럭스’(Retro Lux)다. 총 61개의 상품이 올해의 복고풍으로 재해석됐다. 전시된 외투 경우 대체적으로 여성 상품 비중이 높았고 오버사이즈가 많았다. 가을·겨울옷인 점을 감안할 때, 총기장이 길지 않았던 점도 인상적이다. 대신 하의에서 포인트가 될 만한 센스만점 부분들이 충만하게 녹여졌다.

2번째로 가장 많은 상품 수가 등록된 트렌드는 ‘하이퍼 스테이트먼트(Hyper Statement)’다. 그런지(grunge) 무드와 고스(Goth) 스타일이 결합된 아이템을 총 57개로 만나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풍기면서도 포멀한 느낌을 선사했다. 데님 소재 의상도 다수 만나볼 수 있었다.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글램 앤 씬 실루엣 샘플들이 전시돼 있다.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글램 앤 씬 실루엣 샘플들이 전시돼 있다.

이 밖에도 클래식 캐주얼 워크웨어가 합쳐진 ▲로우키 클래식(Lowkey Classic), 가죽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레더 리믹스(Leather Remix), 섬세한 테일러링을 강조한 ▲리: 사르토리얼(Re: Sartorial), 은은한 광택과 볼륨감 있는 소재와 경량화의 공존을 의미하는 ▲글램 앤 씬 실루엣(Glam & Thin Silhouette)도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키워드별 샘플을 살펴본 뒤 QR코드를 찍고 온라인 앱에 코멘트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쉽게 샘플을 실제로 보고 구매를 결정하거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을 남길 수 있다.

즉, 브랜드는 소비자 코멘트를 참고해 샘플을 수정하거나 반응이 좋았던 샘플을 기준으로 관련 라인업을 더 확대할 수 있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접점 마련으로, 관련 샘플을 함께 완성시켜가는 부분이 소통적인 면에서 인상적이었다. 브랜드별로 상품이 전시된 게 아니라, 키워드에 맞는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었다.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15일 열린 24FW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이번 시즌 프리뷰부터 전 상품을 대상으로 프리오더 서비스를 처음 선보이게 된 점도 눈여겨볼 만했다. 기획 단계에 있는 다음 시즌 상품을 가장 먼저 확인하고 특별한 혜택가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즌 프리뷰를 통해 상품 기획, 수요 예측, 생산, 발매 전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브랜드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실험적인 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1층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 공간에선 이색 체험 이벤트도 운영된다. 시즌별 트렌드 키워드를 테마로 6개의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해 방문객이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소비자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현장에 비치된 턴테이블을 이용해 트렌드별 무드에 어울리는 바이닐(LP)을 직접 청음할 수 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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