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모바일‧낙원… 익스트랙션 RPG, 대세 장르 될까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얼굴을 새로 비추기 시작한 장르가 있다. 익스트랙션 슈터라고도 불리는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서구권은 물론 국내 주요 게임사가 잇따라 해당 장르 게임 개발에 뛰어들면서, 업계 일각에선 ‘배틀로얄’에 이어 시장을 주름잡는 대세 장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넥슨, 액션스퀘어는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RPG 장르의 신작을 최근 나란히 이용자에게 공개했다.
익스트랙션 RPG는 던전을 탐험해 아이템을 수집하고 성장하는 ‘던전 크롤러’에다, 다른 이용자를 처치해 아이템을 약탈하는 익스트랙션 요소를 가미한 장르다. 게임 내 몬스터를 사냥하면서도 타 이용자와 경쟁도 이어가야 하는 PvEvP 형태를 띠고 있다.
익스트랙션 RPG는 대부분 2017년 러시아 개발사 배틀스테이트게임즈가 개발한 1인칭 슈팅게임(FPS)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이하 타르코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타르코프류’라고도 불린다.
타르코프는 이용자가 봉쇄 구역에 들어가 AI 용병과 타 이용자와 전투를 벌여 무기와 아이템을 수집하고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탈출에 성공하면 얻은 아이템을 게임 내 화폐로 바꾸거나 다음 플레이에서 활용할 수 있지만, 사망하면 이것들을 모두 잃는다.
긴장감 넘치는 배틀로얄 장르에 성장과 보상 구조를 섞은 타르코프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최근엔 기존 게임에 해당 요소를 넣거나 게임성을 모방한 신작이 국내외서 속속 등장하는 모양새다.
이중 하나가 크래프톤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다크앤다커모바일’이다. 이 게임은 국내 소규모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가 만든 PC 게임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을 기반한 작품이다. 각기 다른 클래스를 선택해 타 이용자와 경쟁하며 아이템을 수집하고, 생존해 탈출하는 익스트랙션 RPG의 재미를 중세 판타지풍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크래프톤은 익스트랙션 RPG의 시장 잠재력을 높게 점치고 있다. 원작 다크앤다커가 넥슨과 프로젝트 유출 여부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논란작임에도 손을 댄 것이 그 방증이다.
크래프톤은 원작 다크앤다커가 미완성 게임인데도 모방작이 시장에 잇따라 출시되는 등 장르 인지도를 높였다는 것에 주목했다. 배틀로얄 장르 붐을 이끈 자사의 ‘PUBG: 배틀그라운드’처럼 다크앤다커가 익스트랙션 RPG의 선두 주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지스타(G-STAR)에 다크앤다커모바일을 최초 공개, IP의 성공적인 모바일 이식을 알렸다.
크래프톤은 같은 장르의 신작 ‘프로젝트블랙버짓’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크래프톤 배동근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익스트랙션 슈터를 잘 정의하면 새로운 메이저 장르를 열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밝힌 바 있다.
올해 독특한 장르적 특징을 살린 신작 ‘데이브더다이버’로 흥행에 성공한 넥슨 서브 브랜드 개발사 민트로켓 역시 익스트랙션 RPG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이달 초 닷새 간에 걸친 프리알파테스트를 통해 좀비 아보칼립스 생존 게임 낙원을 공개했다.
낙원은 좀비 창궐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봉쇄 구역에 들어가 좀비와 타 이용자의 습격을 피해 탈출하는 식의 장르 핵심 요소를 차용하면서도, 획득한 재화를 이용해 신분 상승을 꾀할 수 있게 하는 등 시뮬레이션 요소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알파 단계라 완성도가 높지 않았지만, 높은 몰입도와 사실적 게임성으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넥슨 역시 익스트랙션 RPG를 향한 시장 관심에 주목해 낙원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넥슨 김대훤 전 부사장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낙원은) 익스트랙션 모드 게임들이 또 다른 PvP(이용자간 전투) 흐름이 될 것 같아 다양하게 고민을 한 작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중소 게임사 액션스퀘어는 지난 11월말 익스트랙션 RPG 신작 ‘던전스토커즈’의 공개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던전스토커즈 역시 앞선 게임들과 같이 경쟁과 탈출을 핵심 요소로 놓고, 레이드 시스템과 ‘마녀의 저주’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여타 RPG처럼 타 이용자와 힘을 합쳐 보스 몬스터를 사냥 할 수 있으며, 마녀의 저주를 통해 초보와 숙련자간 차이를 좁혔다. 마녀의 저주는 자기장이 줄어들 때마다 발동되는데, 맵의 모든 조명이 꺼지거나 상대에게 한 대만 맞아도 죽는 식으로 게임의 규칙이 바뀐다.
던전스토커즈는 ‘스팀 페스티벌 2023’에서 공개된 1차 테스트 버전에 약 3만명의 이용자가 등록하고, 평균 플레이 시간이 133분에 달하는 등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한편, 업계는 익스트렉션 RPG가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배틀로얄 장르는 최후의 1인만 웃는 구조였다면 익스트랙션 RPG는 다수가 탈출할 수 있고 전투의 비중이 매우 높지도 않아 박탈감이 최소화 되는 구조”라면서 “다변화가 가능한 장르라 확장성도 뛰어난 것이 강점”이라고 짚었다.
신한투자증권 강석오 연구원은 “지속적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와 재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지 못해 슈터 장르 게임 출시가 지연돼왔는데, 내년부터는 RPG와 슈터 장르 위에 익스트랙션 콘텐츠가 새롭게 들어설 전망”이라며 “기존 IP에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도입하거나 신작으로 새 장르에 대응하는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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