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김기환 KB손보 대표… 양종희의 선택은?
-쇄신 위한 대대적 인사 전망에 김 대표 연임 불투명 관측도
-메리츠화재 실적 추월에 '빅4' 위상 위협 받는 점도 부담 요소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 수장으로 양종희 회장이 선임이 되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일각에선 KB손해보험 대표를 역임한 경험이 있는 양종희 회장이 김기환 대표와 다소 궁합이 맞지 않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명 '빅4' 손해보험사인 KB손해보험이 5위권 손해보험사 메리츠화재에 쫒기고 있다는 점도 이번 인사에서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기환 대표가 올해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2021년 1월 KB손보의 수장을 역임한 뒤 이후 한 차례 연임을 달성한 이력을 갖고 있다. KB금융 계열사 CEO는 통상적으로 '2+1년'의 임기로 이뤄진다는 점에선 보장된 임기는 다 채운 상태다.
따라서 내달 KB금융그룹의 대대적인 인사 시즌이 예고되면서 향후 김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양종희 시대 개막…CEO 인사 태풍 몰아칠까
우선 KB금융 수장에 양 회장이 올라섰다는 점이 이번 인사의 주요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9년간 안정 기조로 KB금융을 이끌던 윤종규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변화를 위해 대대적인 계열사 CEO 인사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양 회장의 취임 이후 허인·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이 각각 사임을 표명하면서 부회장 체제가 실질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윤 전 회장은 2021년 1월 차기 회장 승계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10년만에 부회장직을 부활시킨 바 있다. 이 때 양 회장은 WM·연금부문장을 담당했으며, 허 전 부회장과 이 전 부회장은 각각 글로벌·보험 부문장과 디지털·IT부문장을 맡았다.
특히 보험업계에서 CEO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도 김기환 대표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일 김중현 메리츠화재 CFO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1977년생으로 40대인 김중현 대표는 업계 최연소 CEO로 등극했다. 메리츠화재를 8년간 이끌었던 김용범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로 이동해 그룹 경영의 전반을 지휘키로 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달 김재식 대표를 부회장으로 선임하며 당분간 단독 CEO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각자 대표 체제로 2019년부터 4년간 미래에셋생명을 이끌었던 변재상 대표는 고문으로 위촉했다. 미래에셋생명 출범 이후 단독 CEO 체제를 구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선 양종희 회장과 김기환 대표의 궁합이 맞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양 회장이 KB손보 수장을 역임한 뒤 후임자로 김기환 대표가 올라서게 된 배경도 큰 틀에서 보면 이와 무관치 않다는 후문까지 있다.
◆전반적인 실적 상승…메리츠화재의 약진은 걸림돌
김기환 대표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단 실적 부문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양호했다는 평가가 많다. KB손보는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중 상당부분의 실적을 챔임지고 있다.
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8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다만 전년도 부동산 사옥 매각 차익 1570억원과 올해 계리적 가정 변경 손상금액 520억원 등을 감안하면 3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김 대표가 취임한 후 1년 이 지난 2022년에는 순익 5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2861억원 대비 무려 103.3% 늘어나기도 했다.
어린이보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KB손보가 지난 3월 출시한 어린이보험은 출시 이후 한달 간 약 2만9000건이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는 지난해 KB손보 어린이보험 평균 판매량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한 건수다. 어린이보험 시장은 현대해상이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KB손보의 이 같은 현상은 공격적인 상품 개발에 맞춘 전략적인 영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손보업계 5위권으로 꼽히는 메리츠화재가 KB손보의 실적을 넘어 약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KB손보가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모습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분기 누적 순익이 1조3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만 매 분기 4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중이다.
총자산 부문에서도 메리츠화재가 KB손보를 넘어섰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은 35조5743억원으로 KB손해보험 35조2489억원 보다 3254억원 많았다. 메리츠화재가 KB손보 총 자산 금액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일명 빅4 손보사로 묶였던 체제가 메리츠화재까지 합쳐 '빅5' 손보사 체제로 묶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아울러 김 대표 취임 초부터 이어진 KB손보의 노사 갈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양종희 회장이 KB손보 대표를 역임한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 CEO 인사에서 김기환 대표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보험업계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연임과 교체의 갈림길에 선 김 대표를 향한 양 회장의 고심도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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