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OTT 한자리에…위기 진단 속 ‘상생’·‘글로벌’ 강조(종합)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국제 OTT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넷플릭스·티빙·웨이브 등 국내외 사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OTT가 당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16일 장충동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2023 국제 OTT 포럼’은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의 개회사로 포문을 열었다.
이상인 부위원장은 “OTT 산업계는 글로벌 연대를 통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시장 확대와 공동제작, 콘텐츠 제휴와 같은 상호간 다양하고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상생 발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팬데믹 시기 급격히 성장해온 OTT 시장은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제작비 인플레이션은 OTT 사업자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 이 부위원장은 “미디어 환경이 격변하는 지금, 국가간·플랫폼간 경계는 허물고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야 OTT 산업 발전이 지속될 것”이라 언급했다.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글로벌 1위 OTT 넷플릭스의 강동한 한국콘텐츠총괄은 K-콘텐츠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회사의 노력을 소개하는 한편 국내 OTT 사업자들과의 상생과 공존을 역설했다.
강 총괄은 “지난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전세계 넷플릭스 가입자의 비율은 60%에 이를 정도로,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유럽·중남미 등 전세계 대중들이 찾는 글로벌 대중 문화의 큰 한축이 됐다”고 운을 뗀 뒤, “스트리밍 시장은 제로섬 플레이가 아니라 넷플릭스, 티빙, 쿠팡, 웨이브가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며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서로 공존하는 다양한 협업 방식을 찾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의 영화·드라마·예능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지고 사랑받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OTT를 대표한 티빙도 기조연설에 나섰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국내외 OTT 경쟁 심화에 대응한 해법으로, 광고 및 콘텐츠 유통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을 거론했다.
최 대표는 “티빙은 내년 상반기 내에 광고 상품 모델을 출시할 것이고, 더불어 OTT 라이브 스트리밍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를 통해 들어오는 고객도 우리의 광고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OTT가 광고 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광고 시장 성장만이 아니라 특히 동영상 광고 시장에 큰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 봤다.
또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의 유통 또한 다각화할 계획임을 밝히며 “하나의 IP를 가지고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고객 접점을 만들고 이를 통해 IP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 강조했다.
북미 최대 K-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 ‘코코와(KOCOWA)’의 박근희 대표는 이어진 세션 발표를 통해 ‘글로벌 K-OTT’의 탄생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예전에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 초기 전략이 그랬듯 독점 콘텐츠를 가지고 경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독점적이지 않은(Non-exclusive) 전략이 중요해졌다”며 “브랜드 에브리웨어(Brand Everywhere), 내 브랜드가 어디에든 다 들어가 있어서 ‘이게 한국 콘텐츠지’라고 다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학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OTT 지원 필요성을 당부했다. 성동규 중앙대 교수는 “미디어 비즈니스는 곧 규모의 비즈니스다. 전세계 2억3000만 가입자를 가진 넷플릭스는 가입자당 제작비 원가가 217원이지만 300만 가입자를 가진 웨이브는 77배 더 비싼 1만6667원이다”라며 “정부와 산업계가 협의체를 만들어 OTT의 글로벌 진출 방안을 빨리 모색하는 게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국제 OTT 포럼은 이 외에도 Viu(홍콩), DAZN(영국), Canal+(프랑스) U-NEXT(일본) 등 다양한 글로벌 OTT 기업들이 참가, 상생과 협력을 위한 국제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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