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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까지 전송" 무선양자암호통신 시대 '활짝'…KT, 보안 패러다임 바꾼다

백지영 기자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상무 [ⓒ KT]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상무 [ⓒ KT]

-내년 데이터 송수신 거리 10km 구간으로 확대

-무인기,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우선 적용 기대

-우리넷, 코위버 등과 주요 장비 국산화 노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KT가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양자암호통신은 빛의 최소단위인 광자에 데이터를 담아 암호화해 전송하는 기술이다. 올해 2km 구간 데이터 전송에 성공한 KT는 이를 내년 10km 구간까지 늘릴 예정이다.

특히 기존에 광케이블로 전송하던 유선방식에서 무선방식으로 바뀌면,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어 무인기와 군 정찰위성 등 국방·안보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향후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해 금융·의료 등에 적용돼 보안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란 기대다. 이와 함께 코위버, 우리넷 등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QKD(양자 키 분배장치) 핵심부품의 국산화도 추진한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상무<사진>는 12일 미디어 대상 설명회를 통해 “향후 드론, 무인전투차량 등 무인이동체를 통한 전투가 활발해지면서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통신 보안이 주요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내년 무선 양자암호통신 전송거리를 10km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시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 최근 전시 상황에서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안보 위협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10km까지 무선 전송 범위를 늘릴 경우, 저궤도 위성에서도 활용돼 우리 군의 안보위협을 크게 낮출 것이란 전망이다.

이 상무는 “저궤도 위성은 향후 국방망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최근 위성 간 데이터 전달에 양자 암호키 전달까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상과 위성 간 커뮤니케이션 시 대기층을 통과해야 하는데, 빛의 산란 때문에 대기층에서의 데이터 손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KT가 대기층 두께인 10㎞를 내년 무선 전송 범위 목표로 삼은 이유다.

KT는 현재 양자 암호키를 레이저빔 형태로 공간에 뿌리는 QKD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전송 거리가 늘어날수록 바람 등 대기환경 영향이 증가하는 만큼, KT는 송수신 장치를 반자동으로 초정밀 지향이 가능하게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제주시에 있는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 300m 구간에 무선 양자암호통신 인프라를 시범 구축한데 이어 올해는 경기 가평군 청평호 2㎞ 구간에서 양자 신호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 상무는 “KT가 성공한 2km가 현재 국내 기준 최장 전송거리”라며 “단일 광자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상태를 측정하는 후처리 과정까지 이뤄내야 하나의 암호 전달체계가 완성되는데, 이 과정을 완전히 구현한 것으로는 국내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해외에서도 무선 양자암호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2021년 오스트리아가 지상 143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고, 중국에서는 4600km 구간에서 유무선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기술패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편 KT는 QKD 뿐 아니라 ‘양자내성암호(PQC)’ 방식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PQC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에 기반해 암호키를 생성하는 내는 기술로, 별도의 양자 키 분배장치와 양자 키 분배채널 등 고가의 하드웨어를 요구하는 QKD 방식에 비해 저렴하다.

그동안 KT와 SK텔레콤은 QKD, LG유플러스는 PQC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최근 SK텔레콤이 QKD와 PQC 통합 전략을 발표했다. 이 상무는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커머셜(상용) 부문에 PQC를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고, 한국의 경우 아직 PQC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년 상반기 기업전용회선부터 PQC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제주국제대학교에 시범 구축한 무선 양자암호통신 인프라 일부 구간에 PQC를 활용했다”며 “관련 기술은 확보돼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양자암호통신 생태계 확보를 위해 자체 개발한 QKD 장치의 핵심 기술을 우리넷, 코위버 등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정부와 반도체 국산화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광학소자나 SPD와 같은 수신기는 외산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60%까지 비용을 낮춘 QKD 장비를 개발했으며, 궁극적으로 PQC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양자육성법)’이 국회를 통화하면서 국가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상무는 “우선적으로 무선 양자암호통신은 군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향후 금융, 의료 등 민간영역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내년~내후년이면 새로운 암호망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보안체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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