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큰 위기 직면… 국책금융기관 자부심 나날이 위축" 금융노조
-김형선 노조위원장 "관치와 금융정책, 국책은행 흔들어… 본점 건물마저 정치와 선거에 이용"
-정치권 인사들도 축사자로 참여… 野 인사들, 정부 정책 비판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지금 기업은행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부심의 위기이고 미래의 위기다."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6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사에서 개최된 '기업은행 노동조합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국책금융기관 노동자의 자부심이 나날이 위축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을 휘두르는 관치와 국책은행을 흔드는 정치는 금융정책은 물론 물리적 공간인 본점 건물마저 정치와 선거에 이용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투쟁은 기업은행 노동자의 자부심을 지키고 조직의 미래를 사수하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업은행이 4년만에 재개한 대면행사인 노조 창립 기념식에는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이 참여해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격려사에 나선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금융노조도 올해 쉽지 않은 한 해"라며 "연초부터 사용자들이 어떠한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은행 영업 시간을 복원했고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서 은행 노동자들을 돈 잔치, 성과급 잔치, 희망 퇴직금 잔치 등의 말로 공격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역사는 때로는 더디기도 하고 후퇴하기도 하지만 결국 진보한다고 다들 얘기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노동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해도 결국 역사의 거대한 흐름까지는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축사를 통해 "지금 정치 민주주의가 마구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럴 때 각각의 우리 사회 권력들이 민주주의 구조물을 더 탄탄하게 받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정치가 부끄러움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상생금융'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조합원의 노동조건과 고용안정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국민을 상대로 노동조합과 금융권을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하며 관치적인 사회공헌인 상생금융을 강요하고 있다. 기재부 지침으로 금융산업 노사관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축사를 통해 덕담을 건넸다.
김 행장은 "오랜 세월 함께 걸어온 길이 순탄치 만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많은 도전에 직면하며 긴장 속에서 갈등을 겪기도 했고 때론 위기의 순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행장은 "하지만 지난 50년간 노사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IBK를 자산 500조원을 바라보는 은행으로 잘 키워왔는데, 새로운 50년도 이러한 정신을 계속 발전시켜 우리 직원 모두가 행복하게 근무하는 더 나은 IBK를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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