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광고요금제’ 출시…“OTT, AVOD 시장 성장 대비해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넷플릭스·디즈니에 이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광고 요금제’ 도입행렬에 참여한다. 가입자 상승폭이 크게 꺾인 가운데 광고 요금제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국내는 해외와 비교해 적극적이지 않다. 광고 요금제 도입은 결국 구독료 인상을 동반하는 가운데 실효성을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내년부터 자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광고 없는 요금제’를 2.99달러(약 4000원) 인상하는 동시에, ‘광고 있는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광고 있는 요금제’는 월 14.99달러(약 2만원)에 제공될 전망이다.
아마존 측은 광고요금제를 출시한 배경에 대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에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광고요금제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지원하는 대신 구독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OTT 사업은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직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가 한 달이 채 안 돼 빠져나가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 액수 대비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가운데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광고요금제는 제작비를 확보할 해결책으로 대두됐다.
애플TV+를 제외한 해외 주요 OTT는 이미 광고요금제를 두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 12개국에서 '광고형 베이직(Basic with ads)' 요금제를 처음 선보였으며, 디즈니+도 같은해 12월 월 7.99달러의 저가형 광고 요금제 ‘베이직 요금제’를 도입했다.
광고요금제의 효과도 입증됐다. 신규가입자를 대거 확보한 것은 물론, 수익성도 개선됐다. 넷플릭스가 올 1분기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준 월 6.99달러의 광고요금제 가입자 1명에게서 월 구독료 외 광고로 발생하는 수익은 최소 8.5달러(약 1만1000원)다. 기존 가입자가 광고요금제로 하향해 오히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비껴간 것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겸 공동 CEO는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딜북 서밋’에서 “제이슨 킬라(전 훌루 CEO)는 프리미엄 광고로 성공을 거두면서 소비자에 더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이것이 더 나은 모델임을 증명했다”며 “그동안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 채택을 꺼리고 몇 년 전에 뛰어들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티빙과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도 장기적으로 광고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광고요금제 도입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OTT업계 관계자는 “(광고요금제는) 구독료 인상과 계정 공유 금지 등을 통해 구조적으로 요금 차등을 둬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라며 “국내에선 광고요금제를 대체할 수 있는 할인 프로모션이나 제휴상품이 많아 도입 효과를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국내 OTT사업자들이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 광고 수주에서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너무 압도적이라 광고요금제 출시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업계에선 상품의 번들링(묶음판매)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의 가입자를 락인(Lock-in·잠금)시킬 수 있으면서도 단일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감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티빙이 지난 6월 티빙 내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을 론칭하고 제휴요금제를 선보인 데 이어 쿠팡은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쿠팡플레이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에선 향후 타사와 제휴를 통한 결합상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광고형VOD(AVOD)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국내 OTT도 장기적으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2025년까지 글로벌 AVOD 스트리밍 시장이 2600억 달러(약 374조6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광고라는 건 결국 스케일이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이러한 광고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국내 OTT가 해외 OTT와 같은 스케일을 갖추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면 무엇을 경쟁력으로 내세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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