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적자에 허덕이지만 블루오션 희망… 캐롯손보, '車 데이터사업' 속도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야심차게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에 쏠려있는 한정된 상품 구조로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캐롯손보는 당장의 수익성보다도 독자적인 자동차보험 주행거리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데이터 사업까지 진출할 것을 염두에 두는 등 외부에서 보는것과는 달리 내부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며 어두운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국내 여타 디지털손보사들과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보는 올해 상반기 165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해엔 7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21년 650억원, 2020년 381억원, 2019년 91억원 등 출범 이후 매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캐롯손보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건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자동차보험은 차량 운전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지 않아 손보사들에게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애물단지 상품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낸 건 코로나19로 차량 이용량이 급감한 최근 3년 정도 뿐이었다.
캐롯손보가 디지털손보사로 탄생했다는 점도 수익성의 한계 요인으로 꼽힌다.
온라인 상품을 80% 이상 판매해야 하는 디지털손보사는 업 특성상 비교적 가입이 쉬운 미니보험, 여행자보험 등 소액 단기보험 등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한다. 캐롯손보가 출범 초기부터 자동차보험을 주력 상품군으로 구성한 이유 또한 이와 결이 같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손보사 형태로 운영중인 다른 손보사들도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신한EZ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아직까지 흑자를 낸 디지털손보사는 한 곳도 없다.
국내 1호 디지털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무려 9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장기인보험은 온라인으로 판매하기가 쉽지 않아 디지털보험사들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더라도 드라마틱한 실적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물단지 '자동차보험'에서 데이터사업으로 '블루 오션' 반전 시도하나… 카드사와 연계
이런 가운데 캐롯손보는 아직 당장의 실적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단순히 온라인 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손보사로 그칠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갖추고 있는 자동차보험 주행거리 데이터를 활용해 또 다른 사업군으로 확장할 계획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롯손보의 주력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신개념 자동차보험이다.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캐롯플러그'라는 장치로 가입자들의 주행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적자상품으로 꼽히던 자동차보험이 캐롯손보에겐 데이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또 다른 자산의 원천이었던 셈이다.
데이터 사업은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한 블루오션으로 본업의 수익성 한계에 직면한 카드사 등 여타 금융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시장으로 거론된다.
특히 최근 적자폭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소위 '뒷배'까지 든든하다는 점도 캐롯손보의 의연한 모습에 한 몫 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중 한 곳인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 SKT,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굵직한 회사들이 합작으로 투자해 설립한 디지털손보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역시 캐롯손보에 적지 않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알토스벤처스가 캐롯손보(지분율 10.1%)에 투자를 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미국의 한국계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했던 토스, 당근마켓, 배달의민족 등은 추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캐롯손보 역시 잠재력이 큰 기업이기 때문에 알토스벤처스가 투자에 나서지 않았겠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과 자동차보험에 쏠려 있는 구조로 사실상 장기인보험에 적극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존 판매전략을 유지하면서 보험사 중 유일하게 갖고 있는 자동차보험의 주행거리 데이터로 추후 데이터 사업까지 나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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