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유영상 SKT 대표 “‘에이닷’ 점수는 70점”…“아이폰 통화녹음 OK”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텔레콤이 대표 인공지능(AI) 개인화 서비스인 ‘AI 비서’ 시장에서 자사 ‘에이닷(A.)’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 에이닷에 점수를 매긴다면 ‘70점’이지만 앞으로 90점, 100점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글로벌 텔코(Telco·통신사)들과 협력해 에이닷을 글로벌 론칭하면 커버리지와 규모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유영상 대표 주재로 회사의 AI 전략 전반을 발표했다. 2021년 취임 당시부터 이미 ‘AI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했던 유영상 대표는 이날 이른바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 가장 아랫단의 ‘AI인프라’부터 중간단의 ‘AIX’(AI 트랜스포메이션), 그리고 가장 윗단의 ‘AI서비스’ 등 입체 삼각형 형태로 이뤄진 AI 사업을 소개했다.
예컨대 ‘AI인프라’ 단에서는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 등이 해당되며 ‘AIX’ 단에서는 기존 모바일·엔터프라이즈 등 코어 비즈니스에의 AI 접목, 그리고 AI서비스 단에서는 ‘에이닷’으로 대표되는 개인화된 AI 비서 서비스의 경쟁력을 주목했다.
특히 유영상 대표는 ‘AI서비스’인 ‘에이닷’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AI 전쟁의 승부는 피라미드의 3층(AI서비스)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며 “SK텔레콤이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제1차 ‘AI 비서 전쟁’이 있었고 3년 뒤면 제2차 ‘AI 비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에이닷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 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 경쟁력 제고에도 앞장선다. 수십년간 축적해 온 양질의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자강(自强)’과 앤트로픽-오픈AI-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굵직한 AI 플레이어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협력(協力)’, 투 트랙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앞으로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2024년~2028년) 33%(AI인프라 11%, AIX 7%, AI서비스 15%)로 약 3배 확대하며,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AI 매출 비중은 2022년 17조원 중 9%에서, 2028년 25조원 중 36%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다음은 SK텔레콤의 유영상 대표, 정석근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 김지원 대화 담당, 김용훈 AI서비스사업부장과의 일문일답.
Q. 사실 에이닷이 국내 서비스를 하는 동안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정식 출시된 에이닷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A. (유영상 대표) 에이닷에 대해서는 70점이라는 점수를 매기고 싶고, 앞으로 90점 나아가 100점 이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
Q. 에이닷의 통화녹음 기능을 아이폰 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지.
A. (김용훈 사업부장) 아직 출시 전이라서 말하긴 그렇지만 수신과 발신을 포함해서 아이폰에서 통화녹음이 가능할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나중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Q. 베스핀글로벌 인수 계획 있는지.
A. (유영상 대표) 아직은 검토된 바 없다.
Q. 텔코와 빅테크 사이 연합전선이 확대되는 것 같다.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지.
A. (유영상 대표) 일단 기본적인 판을 깔았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에 투자와 제휴를 하고 오픈AI는 투자 없이 제휴만 했는데, 기본적으론 테크 얼라이언스를 맺었고 이제 (성과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텔코들과는 어떤 식으로 구조를 가져가고 확산을 어떻게 할 건지, 서비스는 어떻게 할 건지 내년 MWC에서 밝힐 수 있을 것 같다.
A. (정석근 사업부장) 기술적으로는 이미 작업을 시작했고, 얼라이언스도 실제 뭘 만들지에 대해 합의가 됐다. 글로벌 특히 실리콘밸리 큰 회사들과는 지금도 미팅을 같이한다. 연말까지는 구체적인 액션까지도 하기를 희망하면서 달려가고 있다.
Q. 에이닷엑스의 파라미터 규모는.
A. (김지원 담당) 파라미터 수 얘기에 앞서 데이터 사이드와 파라미터 둘 다 중요한데 어떤 데이터를 넣느냐가 사실 관건이다. 데이터 양보다 고품질 데이터, 버티컬 도메인에 딱 들어맞는 데이터가 있어야만 잘 동작한다는 얘기가 많다. 파라미터 수는 그 데이터를 담을 수 있을 정도로 가져가는 게 맞다. 필요에 따라 늘릴 수 있는 준비도 돼 있다.
A. (정석근 사업부장) 구체적인 숫자 말하기에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상황에 따라 충분히 늘릴 수 있는 인프라라고 말씀드린다. 한국에서 열심히 잘할 거냐, 우리는 나가는 쪽을 선택하는 거고 다만 넓고 얇게 가는 것보다 좁고 깊게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수천개 통신사들이 모이면 굉장히 의미 있는 진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저희 LLM 전략의 포커스다.
Q. 한국어 LLM에 대해 경쟁사로 하이퍼클로바엑스(네이버)도 있고 엑사원(LG)도 있는데, 에이닷엑스까지 더해 어떤 경쟁 또는 협력 구도가 펼쳐질까.
A. (유영상 대표) 아랍에미리트 등 국가 주도로 LLM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고, 한국은 사실 많은 기업들이 각자 LLM을 만들고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프라에 대한 쉐어링이나 데이터 쉐어링 또 윤리규제에 대한 것들을 정부가 나서서 판을 깔아주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무한 경쟁이 되기보다는 같이 쉐어할 수 있는 건 하고 그렇지 않은 건 아닌 그런 구조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구글, MS, 아마존의 LLM 대비 에이닷엑스의 경쟁력은.
A. (유영상 대표) 처음엔 그들과 경쟁해서 이기려고 했다. 맞짱을 떠 보려고 투자도 많이 하고 사람도 고용하고 그랬다. 근데 챗GPT가 나오고 그 자본 규모를 보니 맞짱으로는 안 되겠다 생각하고 전략을 수정했다. 그들과 제휴를 하고 우리만의 좁고 깊게 파는 버티컬 쪽으로 가야겠다 싶은 거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회사의 리소스를 모두 다 쓰고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에이닷엑스는 오픈AI나 앤트로픽과 단순히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다만 언젠가 우리가 돈을 많이 벌고 기술이 쌓이면, 한번은 메이저리그에 구단주로 진출하고 싶은 욕망은 있다.
Q. 최근 넷플릭스와 망이용대가 관련 합의를 도출했는데,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또 AI TV 관련 넷플릭스와 협력 계획이 있는지.
A. (유영상 대표) 고객 편의를 위한 결단이었다. 전략적 제휴를 함으로써 서로간 소송을 취하하게 된 것이고, 모든 걸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 결과로 OTT 관련해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활동들이 진행될 수 있다. 그게 되면 브로드밴드의 AI TV가 훨씬 풍부해질 것이다. 구체적으로 나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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