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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재수생 밀리의서재, 무기는 ‘멀티 유저블’

이나연 기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밀리의서재]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밀리의서재]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상장을 철회한 지 약 1년만에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밀리의서재는 콘텐츠 시장 성장과 함께 지식재산권(IP) 발굴 경쟁이 격화한 데 따라 향후 오리지널 IP를 비롯한 멀티 유저블 IP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6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지난 2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첫 번째 상장 시도 때와 비교해 상장일 유통 물량과 공모가를 줄였다.

150만주를 공모하는 밀리의서재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원~2만3000원으로, 총공모 예정 금액은 300억원~345억원이다. 다음달 7일부터 13일까지 수요예측에 이어 18일부터 19일 청약을 거치고,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작년 밀리의서재 매출은 4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5억원 적자에서 4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상장 이후 밀리의서재는 오리지널 IP 확보와 신사업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콘텐츠 기업들 사이에선 ‘멀티 유저블 IP’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멀티 유저블 IP란 IP 콘텐츠를 2차·3차 창작물로 변주하는 것을 뜻한다. 콘텐츠업계는 인기 웹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하거나, 웹툰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오리지널 IP를 다른 미디어로 확장하며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슨트북과 오브제북 예시 [ⓒ 밀리의서재]
(왼쪽부터) 도슨트북과 오브제북 예시 [ⓒ 밀리의서재]

◆멀티 미디어 콘텐츠 이용률 ↑…새로운 독서 실험 박차

밀리의서재는 종이·전자책을 넘어 소리와 영상 등 새로운 방법으로 독서를 즐기는 구독자 니즈를 반영하는 한편, 자체 콘텐츠 개발을 위해 IP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에서 나아가 독서 인구 증가에 기여하는 멀티 IP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밀리의서재에 따르면 구독자들의 멀티 미디어 콘텐츠 열람률은 지난해 대비 5.6% 증가한 7.5권이다. 이는 지난 2021년 국민 월평균 독서량인 0.8권의 약 10배에 달한다. 지난 2019년 2만7000권 독서 콘텐츠를 보유하던 밀리의서재는 이달 기준 15만권 독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누적 회원 수는 약 640만명이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콘텐츠 보유량이 증가할수록 밀리의서재 회원 수 또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며 “다채로운 멀티 미디어 콘텐츠가 독서 인구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밀리의서재는 텍스트 중심 전자책뿐만 아니라, 오디오북과 오디오드라마, 챗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에서 착안한 ‘도슨트북’과, 영상형 독서 콘텐츠 ‘오브제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도슨트북은 스테디셀러·베스트셀러지만, 내용이 어려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을 전문가가 쉽게 풀어주는 콘텐츠다. 오브제북은 텍스트와 이미지, 사운드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 마치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독서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콘텐츠다.

밀리 로드 예시 [ⓒ 밀리의서재]
밀리 로드 예시 [ⓒ 밀리의서재]

◆멀티 유저블 IP 위한 회심의 카드, ‘밀리 로드’

밀리의서재는 ‘멀티 유저블 IP’로 확장할 수 있는 오리지널 IP 발굴 방법으로 창작 플랫폼을 선택했다. 관련해 지난 5월 밀리의서재는 숨어있는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오리지널 IP를 확보하기 위한 ‘밀리 로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밀리 로드는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집필하고 공개할 수 있는 창작 플랫폼으로, 창작자는 밀리 로드를 통해 약 640만명 밀리의서재 회원에게 작품을 노출할 수 있다. 독자들은 재밌게 읽은 작품을 ‘밀어주리’ 투표로 응원할 수 있으며, 밀어주리 1000개를 달성한 작품은 내부 심사를 거쳐 밀리 오리지널로 정식 연재된다.

현재까지 무정영 작가 ‘바이라인’, 멍디 작가 ‘애개육아’, NH투자증권 투자정보부 ‘슬기로운해외주식탐구생활’ 등 작품이 밀리 오리지널 전자책으로 연재됐다. 밀리의서재에 따르면 밀리 로드는 서비스 도입 3개월 만에 약 1000개 작품이 등록됐다.

밀리의서재는 밀리 로드를 통해 발굴한 오리지널 IP를 도슨트북과 오브제북 같은 다양한 멀티 미디어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멀티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전시회도 구상 중이다.

김태형 밀리의서재 출간사업본부장은 “밀리 로드를 통해 발굴한 IP로 독자들 독서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밀리의서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IP 기반 멀티 콘텐츠 개발로 책 읽는 습관 형성을 도모하고, 독서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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