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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호 방통위]② 가계통신비 인하, 이번엔 단말 시장 손본다…단통법은 개선 가닥

강소현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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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역대 방통위에서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정책은 정치적 공방에 매몰되며, 늘 뒷전으로 밀렸다. 이러한 가운데 차기 방통위원장이 방송과 함께 통신 정책을 균형있게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의 임명을 재가했다. 이 위원장이 이끄는 6기 방통위의 통신정책 핵심은 가계통신비 인하다.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과 맞물려 가계통신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는 고가 위주의 단말기 시장을 손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올 1분기 가구당(1인가구 포함) 월평균 통신비 지출액이 약 13만원으로 전년보다 7.1% 올랐는데 인상률은 단말기 28.9%, 통신 1.8%이었다’는 박완주 의원(무소속) 질의에 “단말기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라며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소비지출 상승의 주범 중 하나로 가계통신비를 지목했지만, 정작 전체 소비지출 항목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비 지출 항목 중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6%로, 오락·문화(6.9%), 음식·숙박(14.3%), 주거·수도·광열(13.7%), 교통(12%), 식료품·비주류음료(13.4%) 등의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였다.

증가폭도 전년보다 오히려 0.2%포인트 감소하면서, 오락·문화(34.9%p↑), 교통(21.6%p↑), 음식·숙박(21.1%p↑) 등과 대비됐다. 같은기간 증가폭이 감소한 것은 통신과 식료품·비주류음료(2.19p↓) 가 유일했다. 올 하반기 5G 중간요금제와 청년·시니어 요금제가 출시되면 통신비 지출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 샵의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 샵의 모습 [ⓒ 연합뉴스]

반면 단말기 고가화는 본격화 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5G(5세대 이동통신) 휴대폰 12개의 평균 출고가는 115만원을 웃돌았다. 올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3울트라’만 해도 출고가가 159만9400원으로, 14만원 이상 비싸진 상황이다. 해외 단말인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역시 환율 급등 등 경기 요인으로 전작보다 출고가가 최대 17% 오르는 등 단말기 가격은 계속 고공행진 중이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가장 먼저, 현재 통합 고지되는 통신요금과 단말기 가격을 분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간의 통신비가 비싸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박 의원이 가계통신비 단말·통신 분리 고지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 위원장은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실무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위한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제조사에 중저가 단말 생산을 유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그동안 정부의 가계통신비 정책이 통신비를 규제하는 데 치중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접근을 긍정적으로 보는 한편, 단말기 가격 인하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단말이 생산되려면 제조사의 생산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국내 유일 휴대 단말 제조사인 삼성전자에서 중저가 단말보단, 프리미엄 단말 판매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 고려돼야 할 것 같다”며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모토로라·노키아·샤오미 등 외산 중저가 단말를 국내 시장에 도입하고, 통신3사를 통해 이 같은 중저가 단말 판매를 늘려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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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의 경우 방통위는 폐지보단 개선으로 가닥을 잡았다. 가계통신비 인하 부문에서 일부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단통법이 시행된 지난 8년 동안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열됐던 번호이동시장은 8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안정화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00만명을 웃돌던 번호이동 건수는 단통법이 시행된 직후인 2014년 10월 37만4828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2022년 들어서도 번호이동 건수는 50만명 밑으로 유지되고 있다. 또 선택약정 할인이 도입되면서 소비자가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차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이 안정화되자 통신사 간 경쟁도 사라졌다. 단통법을 통해 추가지원금 지급이 제한되면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어졌다. 경쟁이 제한되자 자연스레 통신3사의 점유율도 자연스레 고착화됐고, 소비자를 위한 신규 서비스 출시도 더뎌졌다.

이 위원장은 단통법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이른바 ‘성지’ 단속 방안을 묻는 박완주 의원(무소속)의 질의에 “'경쟁 촉진'과 '이용자 보호'를 목표로 제도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8일 취임하는 이 위원장은 취임식 직후 곧바로 전체회의를 소집해 공영방송 이사회 보궐이사 임명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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