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시장 연평균 27% 성장..."경쟁 핵심은 페인 포인트 해소"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전세계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 중인 가운데 소비자의 페인포인트(Pain Point, 불편사항) 분석이 중요하단 제언이 나왔다.
삼정KPMG는 10일 '충전 인프라 산업의 부상, 시장 선점을 위한 3가지 질문'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약 798만대였으며 이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의 10% 차지한다.
전기차 보급의 확대는 그에 비례한 충전 인프라 확대를 필요로 한다. 관련해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전세계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가 2021년 144억9500만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해 1281억3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로 168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국내 충전 시장도 활발하게 커지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국내 전기차 충전기 수는 총 19만4081기였다. 급속충전기 2만641기, 완속충전기 17만3440기로 완속의 비중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2021년 'BIG3 산업 중점추진과제'를 통해 급속 충전소 1만2000개소와 완속충전기 50만기 확충을 목표로 발표한 바 있다. 환경부도 지난 6월 2030년 전기차 420만대 보급에 대비해 충전기 123만기 이상을 보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생활거점 근처는 완속, 고속도로 등 이동거점에는 급속을 집중적으로 설치할 방침이다.
이 같은 성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에는 대기업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정KPMG는 충전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려면 ①최적의 입지 ②소비자 불안 해소 ③충전 관련 서비스 개선 등 세 가지 중점사항 분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최적의 충전기 입지를 찾기 위해 자사 충전소를 이용하게 될 사람들의 전기차 충전 행태와 충전소가 설치될 지역의 속성을 분석하고, 기업이 구축 후 충분한 유지보수가 가능한 역량을 갖췄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봤다. 충전기 수요에 따라 설치 대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유지보수가 미비해 전기차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문제는 최근 업계의 주요 해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또한 충전 인프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운전자 관점에서 페인 포인트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시의회가 전기차 충전 정보 앱인 ‘EV Infra’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충전소 부족 ▲긴 충전 시간 ▲잦은 충전기 고장 ▲충전소 위치 정보 불충분 ▲대기 시간 ▲결제오류 등이 소비자의 주요 불편사항으로 도출됐다.
일례로 미국 월마트는 접근성 측면에서 미국 전역에 위치한 점포를 활용해 전기차 운전자들의 충전소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음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브이시스가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 부지를 활용해 소비자의 충전소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전국 도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16만7000개의 충전 인프라 거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충전소 이용을 촉진하려면 서비스 측면의 소비자 수요 분석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충전소 관련 정보 정확성 제고 ▲충전소 실시간 정보 제공 ▲별도 회원 가입 없이 충전할 수 있는 체계 마련 ▲언제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는 여건 등을 제시했다.
황재남 삼정KPMG 에너지 및 자원 부문 리더는 "국내 충전 인프라 시장에 대기업의 참여가 활발해지며 충전 인프라 산업이 변모 중"이라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려면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경험에 따른 ‘페인 포인트’에 주목해 우리 기업만의 솔루션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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