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전경련 복귀 ‘고심’…재계 큰형님 부활하나 [DD인더스]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내 4대 그룹에 손을 내밀었다. 4대 그룹 재가입을 마친 후 전경련이 다시 ‘재계 맏형’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행보에 따라 동참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 19일 전경련은 삼성·SK·현대차·LG 등에 ‘한국경제인협회 동참 요청 서한’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회원사들로부터 774억원을 출연했다가 큰 비난에 직면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LG를 시작으로 삼성과 SK, 현대차 등 4대 그룹은 전경련을 줄줄이 탈퇴했다.
정경유착 논란을 떨치기 위해 올해 전경련은 새 단장에 나섰다. 올 5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통합하고 1961년 출범 당시 명칭이었던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꾼다며 쇄신안을 발표한 것. 8월 말 총회를 개최하고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경련이 간판을 갈아 끼우는 건 55년 만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탈퇴한 4대 그룹에 손을 내밀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농단 사태 당시) 비판이 집중되면서 4대 그룹이 탈출한 이후 전경련이 옛날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재가입을 요청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4대 그룹은 현재 전경련 회원사가 아니지만, 한경연에 소속돼 있다. 한경연 해산에는 동의했지만, 전경련 회원 승계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4대 그룹 총수들은 작년 3월 전경련과 일본 게이단렌이 주최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4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에 참석하며 전경련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 교수 역시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반대의 시각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측에서 내놓은 기한이 너무 짧다. 5월 쇄신안을 내놓고 두 달 사이에 급진적으로 진행된 것인데,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논의와 구체적인 쇄신책, 명분 등이 우선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충분한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결정에 따라 SK, 현대차, LG의 가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최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전경련이 과거에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 그래서 삼성이 재가입하는 여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준법경영에 맞춰 (재가입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공문 발송에 따라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현대차, LG 등은 이달 말 열릴 이사회에서 재가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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