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신약개발도 뚝딱"…LG, 초거대 멀티모달 '엑사원 2.0' 공개 (종합)
-엑사원 유니버스·디스커버리·아틀리에 등 3개 플랫폼 소개
-전문 답변부터 신약 개발·홍보문구 작성까지 지원
-"B2B에 일단 집중…비즈니스 모델 다양화 논의 중"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할 전문가 인공지능(AI)을 소개합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생성형 AI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거워진 가운데, LG AI연구원이 사업 개발과 연구의 효율성을 높여줄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를 공개했다.
엑사원 2.0은 ▲전문 데이터를 근거로 답변을 주는 대화형 AI '유니버스' ▲바이오·화학 분야의 소재 분석 및 실험이 가능한 '디스커버리' ▲이미지와 텍스트를 자유자재로 변환할 수 있는 '아틀리에' 등 3가지 플랫폼으로 나뉜다.
이들 플랫폼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뢰성'이다. 공개 데이터에 의존하는 챗GPT·바드 등과 달리,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시켜 사실에 입각한 신뢰성으로 차별화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 챗GPT 저리가라? 질문만 입력하면 '전문가 답' 뚝딱
19일 LG AI연구원은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를 열고 엑사원 2.0의 플랫폼을 시연했다.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을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을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한 게 특징이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 구사할 수 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다른 대화형 AI와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각 도메인별 최신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답변을 생성할 수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유니버스 플랫폼에 질문을 입력하면, 전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장의 심층 답변이 제공된다. 해당 답변이 어떤 논문을 근거로 했는지도 간편하게 클릭해 살펴볼 수 있다.
기존 연구 프로세스가 질문 입력, 웹문서 검색, 원하는 문서 선택, 필요한 부분 발췌, 정보 종합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면 엑사원 유니버스는 질문 입력 하나로 원하는 답변을 얻어낼 수 있는 셈이다.
이문태 랩장은 "현재 AI 분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허구적 사실(이하 Hallucination)"이라며 "엑사원 유니버스는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종합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엑사원 유니버스가 주력하고 있는 전문 분야는 AI다. 연구원은 향후 바이오와 화학 등 대상 분야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신약 개발도, 홍보 문구 작성도 '한 큐에'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신소재·신물질·신약 등 바이오 및 화학 분야의 심층 문서 이해를 돕는 플랫폼으로, 논문 데이터에 첨부된 이미지 형태의 분자 모델도 텍스트로 전환할 수 있다.
심층 문서 이해(DDU)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화합물이 기존 물질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예측한다. 2~3개월에 걸쳐 실험실에서 진행했을 과정을 플랫폼 하나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세희 랩장은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마치 내비게이션을 켜고 소재를 개발하는 것과 같다"라며 "1만회가 넘었던 합성 시행착오를 수십회로 줄이고, 연구·개발 소요 시간을 40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시킬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화장품 패키지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의 이미지를 구현해낸다. 최근 LG생활건강은 이를 활용해 심해 이미지를 구현한 뒤, '숨37' 패키지의 디자인을 완성하기도 했다.
마케팅 문구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아틀리에 플랫폼에 원하는 제품 이미지와 명령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이날 시연에서도 아틀리에 플랫폼은 제품명 입력 없이 LG 공기청정기의 이미지를 인식해, 명령에 따라 홍보 문구를 생성해냈다.
연구원은 인간과 AI가 상호작용을 통해 디자인을 완성하는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를 접목하기 위해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과 공동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셔터스톡과 '캡셔닝 AI'(이미지 메타데이터 생성) 상용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한편 LG AI연구원은 이달 31일부터 LG그룹 내 AI 연구자와 협력 대학을 대상으로 엑사원 유니버스의 AI·머신러닝 분야 서비스를 개시한다. 9월에는 AI를 연구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선보인다.
올해 3분기에는 그룹 내외부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어 4분기에는 그룹 내 화학 및 바이오 분야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엑사원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경훈 원장은 "현재는 B2B(기업 간 거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성형 AI로 기존의 지주·화학·바이오 분야의 일하는 방식이 혁신적으로 바뀐다면 모든 결과는 고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엑사원 유니버스의 경우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라며 "B2C와 관련해서는 현재 그룹 계열사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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