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깬 건보 이사장…보험사들, 공공의료데이터 개방 '촉각'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넉달 째 공석이던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공백이 채워지면서 보험사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보험업계의 숙원인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에 속도가 붙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를 새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정 이사장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건보공단 인사에 보험사들도 향후 신임 이사장의 행보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전임 강도태 이사장이 돌연 사퇴한 후 건보공단 이사장 자리가 넉달가량 공석으로 남게 되면서 보험사들의 공공의료데이터 개방도 요원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다양한 혁신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에 관심을 갖고 있다.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유병자 전용 상품,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 등은 물론 고객별 맞춤형 상품까지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의 경우 이미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여러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에이즈·당뇨환자를 위한 상품부터 고위험 환자에 대한 사전 예측 서비스까지 출시됐다.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건보공단의 새로운 이사장 선임에도 보험사들의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시민단체, 의료계 등이 개인정보 유출 등의 이유로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건보공단이 이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보험사들의 편에 서서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에 나서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비식별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피력하더라도 굳이 건보공단 본인들이 책임을 지면서까지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에 나설 것 같진 않은 느낌"이라며 "새로운 이사장도 이를 무리해서 결정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생명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질병부담지수' 개발을 2년째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건보공단에선 관련 데이터 활용 여부를 보류중인 상태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의 보험사들도 지난 2021년 9월 건보공단에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갓 취임한 이사장이 바로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에 관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라며 "다만 이사장이 향후 어떤 기조의 정책을 펼치냐에 따라서 보험업계도 상당부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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