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TF] ⑳ "소재강국 日 넘었다"…덕산네오룩스, OLED 국산화 선봉장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제조분야의 산업적 가치가 중요해졌고, 그에 따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아시아 지역의 변화와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공세로 인해 우리나라는 제품만 생산해내는 위탁국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해외 정세에도 흔들림 없는 K제조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물밑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소부장 강소기업 육성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부장 미래포럼>은 <소부장 TF>를 통해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총체적 시각을 통해 우리나라 소부장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숙제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디스플레이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기점으로 TV, 태블릿, 게임기, 자동차 등으로 응용처가 확대된 영향이다.
우리나라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존재로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관련 소부장 분야에서 미국, 일본 등 의존도가 높았던 점이 아쉬웠다. 토종 기업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하나둘씩 해소해나가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덕산네오룩스다.
덕산네오룩스는 지난 2008년 이준호 회장이 창립한 덕산그룹이 인수한 루디스가 전신이다. 당시 매출액이 30억원에 불과한 영세한 회사였으나 200억원 이상을 들여 품었다. 이후 R&D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면서 연매출 1000억원대 후반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기준 세계 2위로 유니버셜디스플레이(UDC) 다음이다.
OLED는 여러 층으로 구성되는데 ‘유기 발광층’을 통해 빛을 낸다. 유기 발광층은 양극(Anode) - 정공주입층(HIL) - 정공수송층(HTL) - 발광층(EML) - 전자수송층(ETL) - 전자주입층(EIL) - 음극(Cathode) 등으로 이뤄진다.
이중 핵심인 EML은 다시 레드·그린·블루(RGB) 도판트·호스트·프라임으로 나뉜다. 색깔별 3개씩으로 총 9개가 하나의 세트다. 도판트와 호스트가 빛을 내고 프라임은 두 소재의 발광 효율을 향상시킨다.
덕산네오룩스는 ▲레드호스트 ▲레드프라임 ▲그린프라임 ▲블루프라임 ▲HTL 등을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공급하는 소재사다. 외산업체가 과점하던 그린프라임 등을 국산화한 것이 눈에 띄는 성과다.
지난 2021년에는 블랙PDL(Pixel Define Layer)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바 있다. 이 제품은 OLED 내에서 RGB 픽셀이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구분하는 층이다. 기존 투명PDL에서 블랙PDL로 바꿔 편광판(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반사되는 것을 방지하는 부품)과 유사한 기능을 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갤럭시폴드3’ 등 삼성전자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에 편광판 대신 블랙PDL이 탑재되면서 패널 효율은 높아지고 기기 무게는 줄었다. 향후 블랙PDL은 여러 종류의 디스플레이에 장착될 것으로 관측된다.
덕산네오룩스는 퀀텀닷(QD) 소재도 준비 중이다. QD 잉크, 비카드뮴 QD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를 비롯해 QD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하는 만큼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처럼 덕산네오룩스가 미국 UDC·듀폰, 일본 이데미츠코산 등 유수의 경쟁사와 어깨를 견주게 된 건 R&D에 진심인 덕분이다. 회사는 2020년대 들어 R&D 비용을 수배 늘리는 한편 2021년에는 신규 R&D 센터를 준공하기도 했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올해 1분기 덕산네오룩스는 매출(285억원)과 영업이익(8600만원)이 전기 및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2분기 또는 하반기부터는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살아나면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IT용 OLED 투자도 중장기적으로 호재다.
덕산네오룩스 관계자는 “당장 디스플레이 업황이 좋진 않으나 IT OLED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덕산네오룩스는 이수훈·이범성 각자 대표 체제다. 이수훈 대표는 이준호 회장의 장남이자 덕산그룹 부회장이다. 이범성 대표는 연구소장, 사업부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각각 경영과 기술이라는 전문 영역을 앞세워 회사를 이끌고 있다. 덕산네오룩스는 2020~2021년 한국IR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주주 친화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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