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포스코인터내셜이 그룹 내 2차전지(배터리) 소재사업 벨류체인 구축 지원군으로 나섰다. 배터리용 음극재 제조에 필수적인 흑연을 대거 확보, 그룹 내 2차전지 사업회사인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는 29일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FARU Graphite)'와 배터리용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1000만달러를 투자해 향후 25년간 총 75만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다.

파루 그라파이트는 주요 흑연 생산국으로 부상 중인 탄자니아에 '마헨지 흑연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량 기준 세계 2위 규모의 천연흑연 광산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흑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배터리용 양극재 재료는 이미 다양한 소재가 연구 및 활용되고 있지만 음극재는 흑연의 대체 소재가 실리콘 외에 전무할 만큼 흑연 의존도가 높다. 실리콘도 부피 팽창 문제로 인해 현재는 흑연 음극재에 소량 첨가하는 정도로만 사용 중인 실정이다.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천연흑연 수요는 2022년 전세계 공급량의 6.5배에 이를 전망이다.

포스코 그룹은 2021년 포스코홀딩스가 블랙록마이닝 지분의 15%를 확보하면서 이번 사업 기회의 물꼬를 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천연흑연 초도 공급을 시작으로 배터리 원료 부문의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압도적 비중을 지닌 흑연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배터리용 동박 원료 공급사업,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동박은 배터리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소재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국내 최대 동박원료 공급사다. 전세계에 80여개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 고도화를 위해 북미와 유럽 생산기지 건설도 적극 검토 중이다.

올해 2월에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인 '포스코HY 클린메탈'에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인 블랙파우더를 공급하며 리사이클링 사업에도 힘을 싣는 중이다. 회사는 적극적인 해외 설비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현재 거래 규모를 6배가량 성장시킬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전세계 주요국이 탈중국 공급망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며 "배터리 소재 원료의 안정적 조달 및 투자를 이어가며 포스코 그룹 사업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