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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산업접목③]가상자산 업계에 부는 AI 바람, '컴플라이언스↑'

박세아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인공지능(이하 AI) 챗봇 챗GPT(Generative Pre-Training) 등 생성형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GPT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텍스트 데이터를 활용해 다음에 어떤 단어가 나올지를 맞추도록 학습된 모델이다. GPT부터 GPT-2, GPT-3까지 더 강력한 모델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AI 효용성을 체감하지 못했던 많은 개인이 각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AI 기반 서비스를 체험해보면서, 관련 기술 상용화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와 같이 AI기술 효용을 느끼는 게 개인뿐만은 아니다. 이미 기업들은 인력 절감, 업무 효율도, 전문성 등을 고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AI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 커머스, 통신, 산업 등 각 분야에서 AI기술 도입 및 적용이 불 붙은 가운데 가상자산 분야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 동참하는 곳 중 하나다.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구체적 법제안이 없이 자생적으로 발생해 발전해 오고 있는 시장이다. 때문에 다른 산업군에 비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더 완벽한 고객 컴플라이언스 대응을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 범죄를 막는 용도로 AI를 도입하고 있어 눈에 띈다. 금융권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시스템 수준 보다 더 정교하게 만들어 24시간 거래가 이뤄지는 가상자산 시장 위험 대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업계 1위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의 경우 AI를 타 거래소보다 선제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원격 조종앱과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의 가상자산을 출금시키는 보이스피싱, 해킹 범죄를 더 정교하게 막기 위한 'AI FDS'를 운영하고 있다.

두나무에 따르면 이 시스템 덕분에 단순히 확인된 해킹 차단액만 1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유행한 심스와핑(SIM Swapping) 해킹 시도에서 대부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피해가 컸던 가운데 업비트의 피해 금액이 전무했던 이유도 AI를 적용한 시스템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심 스와핑은 타인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복제해 개인정보 및 금융자산을 탈취하는 신종 해킹 수법이다.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살펴보면, AI활용 효율성을 체감하기 쉽다. 먼저 AI가 피해사례와 유저 정보, 거래 패턴 등을 분석한다. 몇 만 건 정상출금 중 소수 사례인 피해 출금을 구별할 수 있는 형태를 정해 시뮬레이션 한다.

이 정보를 머신러닝(ML) 모델에 학습시켜 전체 출금건 중 이상 입출금을 가려내 의심건에 대해 유저가 추가 인증 등을 통해 피싱 당하고 있는 게 아닌지 확인한다.

의심건 검출 이후 유저 패턴, 다른 정상 입출금건 패턴, 특히 고객 피해 제보, 전자통신금융사기 피해 신고가 들어오게 되면 해당 패턴도 모델이 학습하게 하는 파이프라인이 자동으로 구성돼 있는 형태다.

이는 제재를 우회하려 하는 피싱범들 패턴을 파악해 이 역시도 우회 패턴을 의심건으로 분류해 제재할 수 있도록 한다.

두나무 관계자는 "모델이 피해 패턴의 여러 형태를 학습해 대응하면서 순환하고,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이라며 "예컨대 두나무 입금 뒤 30분 간 해당 입금액만큼 출금 불가와 같은 단순 룰기반 FDS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업비트 이외 다른 거래소의 AI 도입은 아직까지 가시화된 상황은 아니지만, 검토 중인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마케팅에 많은 공을 들이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는 코빗은 AI 기술을 활용해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거래소이지만 보유한 상장 가상자산 종목과 수량, 고객자산 대비 예치비율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등 내부통제에 공 들이고 있다.

코빗 관계자는 "최근 회사도 AI 도입을 점검하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 과정을 통해 향후 AI 적용을 통한 시스템 개선 유효성을 확인해보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코인원은 내부통제는 아니지만, 고객 편의 강화 차원에서 이미 AI를 도입하고 나섰다. 2021년 'AI얼굴인증' 솔루션을 적용해 영상통화 인증을 AI얼굴 인증을 대체했다. 처리 지연 등 문제가 있었던 영상 통화 인증을 개선하기 위해 AI 얼굴 인증 절차를 적용해 고객 편의를 강화했다. 고객 본인확인 시 신분증 인증 단계에서 신분증과 본인 얼굴을 대조하는 데 AI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박세아 기자
seea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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