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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이번엔 병 뒷면 '제로 슈거' 글자 표기 논란... "원재료, 성분 안 보여"

양원모 기자
<사진=하이트진로>
<사진=하이트진로>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하이트진로가 소주 제품 '진로 제로슈거'의 식품 표시 사항에 '제로 슈거' 글자를 크게 표기해 정보를 가려 문제가 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진로 제로 슈거의 식품 표시 사항 라벨 위에는 '제로 슈거' 제품명이 인쇄돼 있다. 첫 출시 때 만해도 없었지만 최근 진로 제로 슈거 제품 대부분 인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한 매체에 "소비자가 제로 슈거임을 더 잘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문구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제로 슈거'라는 제품명 때문에 '영양정보' 표기 라벨의 일부가 보이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즉, 표기가 식품 표시 제도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식품 표시제도의 취지는 소비자 알권리 보장이다. 따라서 식품 표시 사항란 위에 제품명이나 홍보 문구를 넣은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사안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 보완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행법상 식품 표시란을 활용한 이런 마케팅 방법을 제재할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도 지적한다.

국내 제조사 식품 표시는 바탕색상, 글씨 크기 등에 대한 규정만 있고 하이트진로 제로 슈거 처럼 표시 사항 위에 덧 표기한 것과 관련한 규제 근거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수입 식품 표시 규정은 원래 용기, 포장에 표시된 제품명, 일자 표시에 관한 사항 등 주요 표시 사항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소주가 선점한 '제로슈거'(무설탕) 소주 시장에 하이트진로가 후발 주자로 나서면서 경쟁사를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라는 시선도 있다.

앞서 지난 2월 하이트진로는 기존 진로 제품을 진로 제로 슈거 제품으로 둔갑시키는 '라벨 갈이'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가 일부 지역 영업점을 중심으로 기존 납품된 진로 재고의 라벨을 떼고, 리뉴얼로 출시된 '제로 슈거'라벨을 직접 붙인 것이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취재가 시작되자 "단순 알바생의 실수"라고 했으나, 보도가 나간 뒤 직원들이 라벨갈이 한 소주들을 모두 회수하기도 했다.

이후 본사 차원에서 라벨 부착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진로 소주 제품을 제로 슈거로 판매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라벨 갈이를 한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슈거 소주 시장에 느끼는 불안감들이 이런 무리한 영업이나 마케팅 활동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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