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보이스피싱인줄"… DM으로 출석 요구한 형사, 온라인 시끌 [e라이프]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현직 경찰이 일반인에게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 반말로 출석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로 온라인이 시끌시끌하다.
네티즌들은 "DM을 보낸 것도 이해가 안 가는데, 반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0일 에펨코리아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얼마 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우리은행 직원 A씨가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그는 "찝찝해서 밥맛도 없다"면서 지난 16일 자신이 겪었던 당황스러운 경험을 소개했다.
A씨는 지난 13일 친구 5명과 동네 음식점에서 생일 파티를 하고, 사흘 뒤인 16일 모르는 사람에게 인스타그램 DM을 받았다. "경찰 아저씨야, 연락줘"라며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는 DM이었다.
A씨는 보이스피싱 등을 의심하고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자 발신자는 DM으로 전화를 걸고, 이름을 부르며 집요하게 연락을 요구했다. A씨는 "발신 차단을 하고 나서 2시간 뒤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다"며 (DM 발신자가) 연락하라고 했던 번호가 뜨기에 그때부터 손이 떨렸다"고 했다.
수화기 속 목소리의 주인공은 현직 경찰 B씨였다.
B씨는 A씨가 전화를 받자 대뜸 "지난 13일 ○○○에 갔었냐"며 생일 파티가 열린 술집에 들른 사실이 있는지 물었다.
B씨가 A씨에게 연락을 요구한 이유는 하나였다. 해당 술집에서 휴대전화 분실 신고가 들어왔는데, 분실 추정 시간대 화장실에 들어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 TV에 찍혀 경찰서에 출석해달라는 것.
A씨는 B씨가 마치 자신을 '용의자'로 점찍어 놓은 듯한 말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B씨가) '술 먹고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실수로 가져갔다면 다음 날 제자리에 돌려놔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더라"라며 "이미 내가 용의자가 돼 있었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이어 "진짜 억울해서 '아니다'라고 말하니, 친구랑 잘 생각해보고 상의해서 다음 주에 경찰서에 나오라고 했다"며 "이렇게 DM을 보내는 게 맞는지, 그리고 ○○야 라며 (DM으로) 반말 지껄 게 화가 난다. 이건 문제가 안 되느냐"고 물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경찰서 민원실을 통해 B씨 신분을 조회한 결과, B씨는 실제 경찰이 맞았고 어느 경찰서의 어떤 부서에서 일하는지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네티즌들은 경찰의 황당한 대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에펨코리아 이용자는 "다 큰 성인끼리 왜 반말을 하느냐"며 "그리고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건 출석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업에도 지장이 갈 수 있는 일인데, 더 조심스러워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경찰들 힘든 거 알지만, 저렇게 일반 국민을 상대로 수사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며 "직업도 멀쩡한 사람을 범인으로 특정해서 봐준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어디 갔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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