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인싸] 오준원 젬블로 대표 “배틀그라운드 쫄깃함, 보드게임에 담아봤어요”
이 게임, 이 게임사가 ‘특히’ 궁금하신가요? 여기, 현장 이야기를 들려줄 특별한 이를 모셨습니다. 인물을 통해 게임과 게임사, 신사업에 얽힌 오디세이(대서사)를 들어봤습니다. ‘게임’과 ‘인물’, ‘사전’을 줄인 ‘겜인싸’로 게임과 기업의 A to Z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인터뷰] 오준원 젬블로 대표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온라인게임, 보드게임 모두 이용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소개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용자가 보드게임 플랫폼으로도 다양한 세상을 현실감 있게 경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젬블로 보드게임 박스를 열었을 때 홀로그램이 터지듯 생동감 넘치는 게임 세상을 마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경기도 하남시 젬블로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오준원 젬블로 대표는 향후 지속적으로 온라인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보드게임 시리즈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젬블로는 2분기 내 크래프톤 대표작 ‘펍지:배틀그라운드(PUBG:BATTLE GROUND, 이하 배그)’를 기반으로 제작된 보드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그가 스크린을 뚫고 나온 과정…“펍지스튜디오 도움 컸죠”=오 대표가 배그 보드게임을 제작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철저한 원작 고증이다.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된 게임 요소를 게임말, 카드, 게임판 등 물리적인 요소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예컨대 게임판은 배그 대표 맵 ‘에란겔’을 배경으로 제작됐는데, 원작과 얼마나 동일하게 구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맵 전체를 담기보다 일정 장소만을 게임판에 표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오 대표는 “보드게임판과 말, 게임성을 고려했을 때, 에란겔 맵을 전부 구현하는 것은 게임말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 초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또, 보드게임은 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말과 게임판 크기 비율도 고려해야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게임 핵심 요소인 총격전, 자기장 등을 보드게임에 녹여내는 것도 숙제였다. 그 과정에서 젬블로 게임 개발팀 내에 원작 배그 이용자인 직원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아울러 크래프톤 산하 펍지(PUBG)스튜디오 직원과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보다 원작에 가까운 고증을 구현할 수 있었다.
서진우 젬블로 개발팀 과장은 “개발팀 내 원작 배그를 즐기는 직원 조언을 많이 참고했다”며 “펍지 스튜디오 측에서도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고증 요청 사항이 있었고, 덕분에 핵심 게임 요소를 고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오 대표는 “펍지스튜디오 내부에 이미 원작을 보드게임화 한 직원이 있었고, 그 직원이 애정을 가지고 도움을 줬다”며 “직접 제작한 프로토타입 보드게임도 보여주면서 적극적으로 조언해줘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게임IP와 협업, 보드게임에게 새로운 성장 발판”=젬블로는 지난 2003년 설립된 이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 주요 보드게임 제작사로 자리 잡았다. 당초 보드게임 시장 자체가 작아 성장이 쉽지는 않았지만, ‘젬블로’ ‘라온’ ‘톡톡우드맨’ 등 꾸준히 제품을 출시하며 이름을 알렸다. 아울러 대표작을 활용한 IP 연계 보드게임도 다수 제작했다. 한글 조합 게임인 ‘라온’은 방탄소년단, 카카오프렌즈를 기반으로 새롭게 제작되기도 했다.
잘 만든다면, 출시 초반부터 흥행 가도를 달릴 수 있는 디지털 기반 게임과 달리 보드게임은 천천히 입소문을 타고 유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표작 ‘젬블로’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을 내기 시작했고, 한글 조합 게임 ‘라온’이 아이들 교육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든든한 캐시카우가 됐다.
오 대표는 “10년간 회사를 어렵게 유지했었는데, 그동안 개발한 보드게임이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으면서 점차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보드게임 산업은 주류가 아니다 보니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국내 보드게임 시장 규모는 5000억원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오 대표는 해외에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비디오 게임 기반 보드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엘든링’ ‘위처’ ‘레인보우식스’ 등 다수 게임이 보드게임화 돼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도 보드게임으로 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디지털 기반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완전히 뒤로 밀려날 줄 알았던 보드게임에게 새로운 탈출구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그렇게 처음 탄생한 IP 협업 작품이 데브시스터즈와 함께 개발한 ‘쿠키런:킹덤’이다. 이를 통해 장난감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오 대표는 지난 2021년 데브시스터즈 쿠키런:킹덤 보드게임을 만든데 이어 지난 2022년 그라비티가 개발한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보드게임을 제작했다.
서 과장은 “국내 게임을 활용한 보드게임을 1년에 한 개씩은 만드려고 한다”며 “현재 배그 보드게임 다음으로 제작될 새로운 게임을 찾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대화 단절된 시대, “보드게임으로 이야기 꽃 피워볼까”=오 대표는 보드게임이 PC·콘솔·모바일 등 기기에서 작동하는 게임과 확연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크린 대신 게임 참여자끼리 서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으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게 된다는 것이다.
PC·콘솔·모바일 게임에서는 프로그램 시스템이 자동으로 진행을 도와주지만, 보드게임에서는 합의된 게임 진행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서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 말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도, 서로가 공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대화가 이어진다.
이러한 보드게임 특성을 활용해 오 대표는 보드게임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보드게임을 기반 교육법을 가르치는 ‘보드게임 지도사 강의’와 보드게임을 직접 만드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개발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보드게임 산업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보드게임 활용 방법을 알려주고, 보드게임 개발자들 간 네트워킹 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오 대표는 “보드게임은 요즘 같이 스마트폰으로 대화가 단절된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드게임은 대화 부스팅(Boosting)을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사와 함께 협업해 온라인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보드게임 시장이 더 커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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