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실적분석] 기대에 못 미친 해외 매출…에이스테크, 200억 영업손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무선통신장비업체 에이스테크놀로지가 지난해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국과 인도 등 주요 수출국에서의 수요가 기대치를 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매출의 92% 이상은 수출이 차지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연결 기준 2404억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이중 해외 매출이 2219억63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00억원과 30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에 비해선 손실폭은 줄었다.
지난 1980년 명성무역으로 설립된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카폰안테나 개발을 시초로 현재의 RF 부품과 차세대 안테나 개발에 이르기까지 43년의 업력을 가진 무선통신장비 전문기업이다. 1986년 에이스안테나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1997년 다시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2015년 사상 최대 매출인 4219억원을 달성한 이후 다음해인 2016년 24% 감소한 3221억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다가 국내 5G 상용화가 시작된 2019년 378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음해인 2020년 전년 대비 44.3% 감소한 2108억원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5G 상용화 5년차를 맞이한 우리나라의 경우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5G가 본격적인 확산추세에 있는 것은 에이스테크놀로지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에이스테크놀로지의 사업영역은 크게 RF부품, 라디오 시스템, 기지국 안테나 등 세 분야로 나눠진다. 지난해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기지국용 안테나 분야가 전체 매출의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44%는 RF부품, 라디오 시스템이 8%이다.
지난해 1119억원 매출을 차지한 기지국 안테나는 이동통신용 기지국에 설치돼 전자파를 송수신하는 장비다. 이중 약 1000억원이 해외, 나머지 119억원 매출은 국내에서 발생했다. 현재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국내에서 관련 시장에서 약 5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시장의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1993년 미국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재 인도와 베트남, 미국, 시장에 진출해 해외 고객을 다변화했다. 신흥 통신시장 확대와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엔 베트남에 제조법인도 설립했다.
그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RF부품과 라디오시스템은 이동통신용 기지국에서 전파를 수신해 안테나와 주파수 신호를 분리해 간섭을 방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 이 분야에서 국내기업 중에선 KMW 등과 경쟁하고 있으며 해외에선 중국 그렌테크와 따푸, 미국 콤스코프 등과 경쟁관계에 있다.
최근엔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에 신규 공장을 준공하고 5G 이동통신 기지국 안테나 필터 유닛(AFU)과 라디오 시스템 통합 생산능력을 3배로 늘렸다. 다만 현재까지 베트남 제조공장 법인인 에이스안테나의 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에이스안테나 매출은 958억원, 2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주요 고객들의 글로벌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시스템통합기업(SI업체)의 탈중국화 움직임에 따라 베트남 제조법인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고객사는 글로벌 4개사가 전체 매출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A사 33.1%, 글로벌 B사가 24%, 글로벌 C사 14.3%, 글로벌 D사 5.4% 순이다. 비밀유지계약에 의해 공개하진 않았으나 인도와 북미 통신사와 통신장비기업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1년 11월 미국 인프라투자법안이 승인되면서 지난해부터 5G 인프라 투자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2위 통신시장인 인도는 지난해 7월 5G주파수 경매가 실시되면서 올해 들어선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1월 제조·엔지니어링 솔루션 공급사인 인도 VVDN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인도 현지에서 5G 안테나 제조를 개시했고, 이어 올해 2월엔 인도 최대 통신사업자인 릴라이언스 지오에 5G 인빌딩 장비를 공급했다. 앞서 지난해부터는 음영지역 커버용 3.5GHz 스몰셀 안테나, 필터 등을 공급해오고 있다.
이어 이달 초에는 신규 고객사인 글로벌 통신장비사에 미국향 5G 기지국 필터를 공급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현재 미국통신사 가운데선 AT&T, 디시네트워크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현재 에이스테크놀로지는 한국과 영국, 중국, 베트남, 인도, 일본 등 6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영국에 있는 ACEAXIS에서 무선통신 선행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R&D비용은 꽤 높은 편이다. 3년 간 R&D에 232억1600만원을 투입했다. 다만 최근 2년 간 R&D 비용이 매출액 대비 20% 이상을 유지했던 것에 비해 지난해엔 13.49%로 떨어졌다.
한편 에이스테크놀로지의 최대 주주는 창업자인 구관영 대표다. 현재 홍원표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구관영 대표를 비롯해 친인척인 성명희, 구경희, 구민희, 구민준. 윤택기, 구재용, 그리고 케이엔와이파트너스, 엠피디 등이 전체 주식의 15.3%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비율은 70.72%에 달한다.
전체직원은 179명으로 근속연수는 8년 6개월이다. 평균연봉 5500만원이다. 지난해 미등기임원은15명은 평균 1억4900만원을 받았고, 5명의 이사·감사의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41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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