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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정책 콘트롤타워 ‘윤곽’…업계 반응은 ‘시큰둥’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미디어 콘트롤타워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컨트롤타워의 목적과 기능이,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형식적인 조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지난 17일 국무총리 훈령을 통해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구 미디어혁신위·이하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마련했다.

위원회는 미디어·콘텐츠산업의 융합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정책 및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제시한 미디어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이 같은 위원회는 국내외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미디어·콘텐츠 관련 주무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등으로 산재돼 있어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구성됐다.

최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규정안에 따르면 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로, 국무조정실 내 산업과학중기정책관이 주도한다. 국정과제 발표 당시 대통령 직속으로 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체시장에서 미디어 산업의 크기를 고려해 국무총리 산하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위원회는 위원장 2명을 포함한 총 20명 내외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에는 과기정통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 방통위원장, 국무조정실장, 미디어·콘텐츠 전문가 등이 속하며 국무총리가 지명한다.

위원회의 업무 및 운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위원회지원단도 둔다. 지원단은 과기정통부와 문체부, 방통위에 파견 지원을 요청해 구성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윤곽은 올 하반기에나 드러날 전망이다. 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여전히 위원회지원단 구성이나 위원장 선출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국무조정실에서 위원회 구성을 위한 지원단 파견 요청이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가 위원회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적인 미디어 관련 정책 및 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훈령상 위원회는 1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정책자문기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당초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맡았던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현재 정기간행물은 문체부, 방송은 방통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포털 등은 과기정통부가 관계된 영역으로 나눠져 있다”며 “미디어혁신위는 미디어 전반에 대해 전체적인 정책을 구상하고 만들어서 각 부처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콘트롤타워 개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훈령에서 위원회의 기능은 ▲미디어·콘텐츠산업 융합 발전 전략 및 정책 방향 ▲미디어·콘텐츠산업 융합 환경에 대한 조사·분석 ▲미디어·콘텐츠산업 융합 정책 및 법제도의 정비 ▲미디어·콘텐츠산업 융합의 활성화 방안 ▲미디어·콘텐츠산업 융합 정책에 관한 이견 조정과 관련해 ‘국무총리의 자문에 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됐다.

또 위원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설치 근거도 국무총리 훈령으로 매우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원회 활동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선 설치 근거 규정을 헌법과 정부조직법상 최상위 기관인 대통령령이나 최소한 대통령 훈령으로 규정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정부의 추진 의지로 봐서는 형식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해 국정과제 이행 방안 마련 수준 정도의 결과물만 내고 문을 닫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며 "논의 과제 역시 단순히 국정과제 이행방안 모색이나 산업적 측면에서 정책 추진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한정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방송 및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기본 정의 재설정과 방송의 내·외부적 독립성 보장 과제 등 급변하는 미디어·콘텐츠 생태계의 변화·발전에 부응하는 과제를 논의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바와 같이 정부-기업-학계-시민사회를 포함시킨 거버넌스 모색과 미디어산업 경쟁력 제고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공론장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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