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LG화학이 중국의 대형 국유기업인 중신(中信, CITIC) 그룹 궈안(国安, Guoan) 리튬 추출 프로젝트에 RO필터(Reverse Osmosis Membrane) 1만여개를 공급했다고 22일 밝혔다.

리튬은 이차전지의 핵심 재료 중 하나다. 리튬 추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치디칭위안(启迪清源, TUS-Qingyuan)은 LG화학의 RO필터로 연간 2만톤 규모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차 50만대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는 여과 장치를 활용한 리튬 추출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 생산량이다.

RO필터는 리튬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염호에 녹아있는 리튬을 얻기 위해서는 물을 증발시켜 농도를 높여야 하는데, 기존에는 주로 열을 가해서 물을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RO필터의 역삼투압 공정을 거치면 열을 가하지 않아도 물 분자만 빠르게 걸러낼 수 있다. 역삼투압은 농도차가 있는 두 용액을 반투막(멤브레인)으로 분리하고 농도가 높은 쪽에 압력을 가해 물 분자만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주로 해수담수화 등에 활용되는 LG화학의 RO필터는 불순물 제거율이 높으면서도 생산 유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9대 염호 리튬 추출 사업 중 5개는 RO필터 방식이 쓰이고 있다. 선완훙웬(申万宏源) 증권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RO필터 시장은 매년 8%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2조2000억원(119억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궈안 프로젝트 외에도 다수의 중국 리튬 추출 프로젝트에서 LG화학 제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LG화학은 중국과 남미의 다른 염호 리튬 프로젝트에도 RO필터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보다 효율적인 리튬 추출을 위해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차세대 리튬 직접 추출(DLE, Direct Lithium Extraction) 공정용 RO필터도 개발 중이다. 이는 염호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공정으로, 기존에 수개월 이상 걸리던 리튬 농축 과정을 몇 시간 수준으로 단축하는 기술이다.

리튬 직접 추출이 본격 적용되면 공정이 단순해지고 추출 효율은 높아지지만, 리튬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이 과정에서 리튬의 회수율과 순도를 높이고 내구성도 향상시킨 RO필터 소재를 연구 중이다.

LG화학 RO필터사업담당 형훈 상무는 “세계적인 리튬 수요 급증에 발맞춰 전지소재와 RO필터 분야 리더십을 결합해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리튬 생산 공정도 개발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