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뚜렷한 이용자 감소, 배달앱 업계 ‘커머스’로 위기돌파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리던 배달 시장은 엔데믹과 물가상승으로 이용자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단순 음식배달 중개만으론 지속 성장이 어려워지자 주요 주문배달 앱들은 커머스 확대 등 신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하다.

15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3사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전년과 전월대비 모두 줄었다. 지난달 배달앱 3사 합산 MAU는 2922만명으로, 엔데믹 전환 후 처음 300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8.5% 감소했고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단 이용자 수 감소 속도는 플랫폼별 차이가 크다. 배달의민족은 2월 MAU는 1953만명으로 전년동월(2069만명)대비 5.6% 감소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요기요는 648만명으로 지난해 2월 887만명 대비 27% 줄었고, 쿠팡이츠는 321만명으로 전년동월 628만명과 비교해 무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시기마다 배달시장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고 감안하더라도 지난 1년간 배달의민족은 1900~2000만명대를 유지하던 모습과 달리 요기요는 800만명대에서 600만명대로, 쿠팡이츠는 600만명대에서 300만명대로 쭉 하향세를 보였다. 수요 둔화 속에서 점유율 격차도 커진 셈이다.

배달업계 성장둔화는 엔데믹으로 인한 외출 증가에 더해 고물가로 배달비까지 오르며 음식배달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서다. 그나마 축제 기간엔 배달 주문량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어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기 맞춰 플랫폼들이 기획전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야구 국가대표팀이 졸전 끝 1라운드 탈락하며 이마저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이에 배달 플랫폼사들은 배달음식 종류를 특화하거나 그 외 영역을 강화하면서 이용자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다양한 입점업체들을 모으는 게 핵심이다. 이들 부담을 덜기 위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포장주문 서비스 중개이용료 무료 지원을 1년 더 연장했다.
동네상점들이 입점한 배민스토어 예시
동네상점들이 입점한 배민스토어 예시
배달의민족은 음식배달이라는 한계 극복을 위해 B마트와 배민스토어에 힘주며 커머스 기업 전환에 속도 내고 있다.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는 배민이 직매입한 신선식품·생필품을 30분 내 배달해준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하다 부산과 대구로도 확장했다. 배민스토어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입점해 화장품·꽃·반려동물용품·잡화 등을 판매해 주문 즉시 받아볼 수 있다.

특히 4월 말부턴 배민스토어엔 대형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동네 상점 등 개인판매자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다. 서울 송파구·강남구를 시작으로 지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노출 가입비용이 없고 고객 주문이 발생했을 때만 이용료를 정산해 입점업체 부담을 낮췄다. 배민은 음식 외 배달 카테고리를 빠르게 늘리고 점심·저녁 식사시간 때 몰리는 주문 비중을 그 외 시간대로 분산할 수 있다.

배민 측은 “동네 주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도 배민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만들어 매출을 늘리도록 도움 주고자 도입했다”며 “원하는 물건이 무엇이든 배달주문 할 때 배민을 떠올릴 수 있도록 커머스 사업 모델도 고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비스 출시 10주년을 맞은 요기요는 서비스 전 지역 다양한 맛집 입점과 배달 서비스 개선에 주력한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 바탕으로 요기요 서비스 본질인 음식 주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더 많은 이용자 확보를 위해 GS리테일과 함께 요마트·요편의점·스토어 카테고리 등 배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입점업체들 대상 광고상품도 4월부터 개편한다. 인공지능(AI)이 이용자 패턴을 분석해 음식점을 노출하는 ‘추천광고’다. 기존 ‘입찰형’이던 방식을 주문이 발생했을 때만 광고비가 부과되는 방식으로 전환해 효율화했다.

요기요 측은 “지난 10월 기존 운영 중인 편의점, 슈퍼·마트, 반려동물용품, 꽃·화훼, 문구 등 음식 주문 외 카테고리를 ‘스토어’에 모아 요기요 앱 메인 화면 배치했다”며 “메인 화면에서보다 쉽게 브랜드들을 탐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민과 요기요가 음식배달에서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한다면, 쿠팡이츠는 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음식배달까지 넓힌 것으로 그 순서가 다르다. 경쟁사들과 달리 쿠팡이츠 자체가 쿠팡 자신사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보단 음식배달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이츠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음식점인 ‘이츠오리지널’ 강화가 대표적 사례다. 입점을 고민하는 점주들이 시범운영할 수 있도록 ‘이츠오리지널 랩’을 만들고 먼저 미카엘 셰프 ‘젤렌’을 강남 일부 지역에서 배달하기 시작했다. 신선식품·생필품을 즉시 배달하는 쿠팡이츠서비스는 2021년 7월 시작 후 현재도 강남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점업체와의 상생과 새로운 기회 창출은 자연스럽게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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