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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3] 박정호의 ‘3조 빅딜’ 승부수…SK쉴더스 공동경영으로(종합)

바르셀로나(스페인)=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SK쉴더스에 대해 기업공개(IPO) 대신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와의 공동경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물리보안회사 ADT캡스와 사이버보안기업 SK인포섹의 합병으로 출범했던 SK쉴더스는 지난해 5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IPO 시장 위축으로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공동경영 결정으로 인해 박 부회장은 SK쉴더스의 새로운 출구전략을 마련한 것은 물론,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 역시 높일 수 있게 됐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SK하이닉스 부회장 겸)은 현지시간 2월28일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3’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SK스퀘어가 스웨덴 발렌베리 가(家)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 산하 EQT인프라스트럭처(이하 EQT)와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QT는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지분 전체를 약 2조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신주를 취득하여 SK쉴더스의 최대주주(68.0%)가 된다. SK스퀘어는 기존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EQT에 넘기며 8646억원의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 향후 32.0%(지분가치 약 1조원)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서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한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SK쉴더스는 기업가치 5조원 이상(지분가치와 부채 포함)을 인정받았다. 이는 SK쉴더스 인수 당시 3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약 2배로 키워낸 것으로 2021년 11월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의 최대 투자성과다.

특히 박 부회장은 “올해 이러한 큰 딜을 함으로 인해 한국 자본과 첨단 테크 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SK스퀘어 분할 이후 투자회사로서 일부 엑시트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기대는 외국 투자자의 신뢰를 입증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최근 5년간 자금모집액이 세 번째로 큰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EQT는 총운용자산(AUM)이 약 156조원(1130억 유로)에 달한다. EQT는 약 200개의 포트폴리오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며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공동 경영’은 EQT가 SK쉴더스 측에 먼저 제안한 카드다. 박 부회장은 “예전부터 발렌베리 가문이 SK가 가진 포트폴리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다”며 “그 이유는 쉴더스가 융합 보안이라든지 그런 성장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그들도 보안업체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기들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빠르게 만들어 회사 가치를 성장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K스퀘어와 EQT는 SK쉴더스를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토털 시큐리티 컴퍼니로 키운다는 미래 지향점을 가지고 공동경영에 나선다. 먼저 2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무인 매장, AI 기반 보안서비스 등 SK쉴더스 신규사업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EQT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 보안기업들과 시너지를 통해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스퀘어가 재작년 분할해 분기 재무제표가 없어서 주가가 좀 떨어졌다. 다른 회사들도 물론 주가가 떨어졌지만 스퀘어는 다른 회사들처럼 할 수 있는 방어기제가 없었다”면서 “올해 에셋 지분 매각으로 생기는 부분은 주주들과 환원하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또 SK쉴더스와 SK스퀘어에 필요한 자본 수혈이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SK쉴더스는 정보보안 업체 SK인포섹이 지난 2021년 물리 보안 기업 ADT캡스를 흡수 합병해 출범된 보안기업이다. 앞서 2018년 SK텔레콤·맥쿼리PE 컨소시엄이 칼라일그룹의 ADT캡스 지분 100%을 사들였고, 2021년 SK텔레콤이 인적분할되면서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됐다.

한편, 이번 투자유치로 SK스퀘어는 최근 저평가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빅 딜(Big Deal)’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박 부회장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금리인상 여파로 투자회사로서 상황이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스퀘어가 어떤 퍼포먼스를 내기 쉽지 않지만 스퀘어는 일단 무차입 회사, 부채가 없는 회사다. 레버리지 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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