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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LG엔솔, 115조원 시장 선점한다…전기상용차 공략 확대

김도현
- 美 FEPS 이어 日 이스즈와 손잡을 듯…연이은 조단위 계약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분야에서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전기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상용차 배터리 시장은 2022년 37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최대 574G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0%로 가파르다.

영업용 자동차을 일컫는 상용차는 많은 인원 또는 무거운 짐을 싣고 장거리를 운행하는 특징이 있다. 버스, 트럭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전기상용차는 고출력·고용량 배터리를 요구한다. 높은 성능을 갖추는 만큼 전기승용차 배터리보다 약 1.5배 비싼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두 차량 간 장착되는 배터리 양은 최대 11배까지 차이가 난다.

업계에서는 전기상용차 배터리 모듈 단가를 5GWh당 1조원 내외로 추정한다. 단순 계산하면 2030년 시장 규모는 115조원에 달하게 된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미국 FEPS(Freudenberg E-Power Systems)와 19GWh 수준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는 고성능 상용차 5만대 이상(고성능 전기차 27만대)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앞서 언급한 수치를 토대로 역산하면 거래 금액은 4조원에 가깝다.

이번 계약에서는 주목할 부분은 ‘배터리 모듈’을 납품한다는 점이다. 배터리는 조립 단위에 따라 셀, 모듈, 팩으로 나뉜다. 여러 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과 열, 진동 등으로 보호하기 위한 프레임에 넣은 것이 모듈이다. 이들을 묶어 각종 제어 및 보호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 팩이다.

모듈로 제공하면 추가 과정이 생기기 때문에 셀만 공급할 때보다 수익성이 높다. 전기상용차의 경우 표준화 이슈로 대부분 모듈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이익 측면에서 유리할 전망이다.

FEPS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조달한 배터리 모듈을 팩으로 조립한 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전기상용차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 현지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인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최대 상용차업체인 이스즈에 배터리를 납품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조단위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즈는 올해부터 준중형 트럭 ‘엘프 전기차’ 등을 생산할 방침이다.

이보다 앞서 포드, 로드스타운 등 전기상용차에도 배터리를 투입하기로 한 했다. 특히 포드 ‘E-트랜짓’ 등 판매 확대에 따라 폴란드 공장 배터리 생산량을 기존 대비 2배 늘리기로 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파우치 등 다양한 폼팩터 보유 ▲표준화된 모듈 라인업 다수 보유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역량을 활용한 안전진단 솔루션 ▲내부 개발/품질 프로세스를 통한 안정적인 품질관리 등을 내세워 북미와 유럽 등 전기상용차 시장에 영향력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 사장은 “FEPS와 파트너십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기상용차 시장 선점의 신호탄”이라며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BMS 등 배터리 전 분야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역량으로 최고의 고객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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