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CEO 물러나겠다. 후임 맡을 어리석은 사람 찾으면"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트러블 메이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트위터 CEO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투표 결과에 따른 것이지만 테슬라 주가 하락, 미 상원 압박 등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자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20일(이하 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후임을 맡아줄 만큼 어리석은 사람을 찾는 대로 CEO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며 "이후에는 소프트웨어 및 서버 부서 운영만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머스크는 트위터에 갑자기 투표를 띄우고, 자신의 트위터 CEO 사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1750만 293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5%가 찬성에 표를 던졌다.
찬반 투표는 기습적으로 이뤄진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이날 미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투표 전부터 후임 CEO를 물색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투표는 '사임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이벤트였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각종 악재에 직면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력 회사인 테슬라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시장이 테슬라 인수를 '리스크'로 받아들이며 하락세가 매섭다. 테슬라는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 거래일 대비 8.05% 내린 137.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140달러선이 무너졌다. 시가 총액도 9위로 추락했다.
의회 압박도 부담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 의원은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고 "이사회가 테슬라를 보호할 법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따른 이해 충돌 문제 등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워런은 과거 머스크와 부유세 문제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자신이 CEO를 맡는 게 "일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11월 테슬라 주주가 제기한 주식 보상금 취소 소송에서도 "트위터에 쏟는 시간을 줄이고, 시간이 지나면 트위터를 맡은 다른 사람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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