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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블록체인] 위메이드 전쟁, 창과 방패의 대결…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로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역시 위믹스 사태가 주를 이루겠습니다.

벌써 5회 연속인데요. 이 의미는 그만큼, 위믹스 상장폐지 이슈가 꾸준히 주목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것이죠.

저는 지난 2일 있었던, 서울중앙지법에 다녀왔습니다. 바로 위메이드가 고팍스를 제외한 나머지 4대 가상자산거래소에 제기한 위믹스 거래지원종료 효력정치 가처분신청 첫 심리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저 날은 각 사가 선임한 법률대리인들과 기자들로 법정이 꽉 찼었는데요. 법적 고려 관계에 있는 만큼, 주관을 배제하고 과연 법정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균형있고 객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주간블록체인 시작합니다.

◆위메이드 측 입장, '이유를 모르겠다'

먼저 위메이드 측 변호를 맡은 율우, 화우 측 대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위메이드는 율우, 화우에 더해 김앤장까지 선임했으나 김앤장은 심리 전일 사임했죠. 이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기자가 위메이드로부터 얻은 답변은 "양사의 이해관계 상충(컨플릭트)으로 인해 수임이 불가해졌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재판장에서 화우는 위메이드 측이 닥사의 거래지원종료 결정 이후 낸 입장문과 동일한 논리를 유지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부적 논리는 모두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상장폐지 결정 이유를 모르겠다'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살펴보시겠습니다.

화우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공적 역할에 대해 전제하며 변호를 시작했는데요. 위메이드가 주장하는 상장폐지 부당성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논리는 거래소의 일부 재량권이 인정되는 상황이지만, 이 재량권 부여 목적이 투자자보호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당연히 투명하고 합리적인 숙의 과정을 거친 결정을 내려야 함이 마땅했다는 겁니다. 닥사의 결정이 투자자들의 피해와 함께 국내 게임 산업계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만 했다는 건데요.

이 말인즉슨 위메이드가 보기에 닥사가 투명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입니다. 그 근거로 위메이드는 20여 차례, 정확히 16번의 소명 절차에 성실히 임했고, 그 과정상 업비트 측에서 요구한 모든 것에 대해 충분한 자료 제출과 소수점자리까지 정확하게 유통량을 업데이트 한 점을 꼽았습니다. 특히 위믹스 거래지원종료 결정이 난 마지막 날 불과 3~4시간 전까지도 약 40여분의 시간만 주어진 채, 유통량 데이터 입력 요구에 응했지만, 별다른 피드백도 없이 돌연 거래지원종료 결정을 알게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가 긴급 기자간담회에서도 언급했듯, 회사에 미리 언질도 없이, 모 언론사 기사를 통해 접했다는 점 등이 감정이 상하는 지점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논리는 유통량 기준과 정의가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인 모를 거래지원종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위메이드 측 입장은 애초 위믹스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유통량 문제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정의가 아직 시장에 없다고 성토했습니다. 당시 약 7000만 개 위믹스가 위메이드 측이 공시한 유통량보다 시장에 더 돌고 있다는 이유로 닥사는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에 지정했었죠. 이 중 상당수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담보 잡고 대신 코코아파이낸스로부터 다른 코인을 빌리기 위해 사용됐었죠. 위메이드는 당시 담보 잡힌 물량이었기 때문에, 유통량에 해당 되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법정에서도 변호의 상당부분을 이 부분에 있어 억울함을 호소하는 시간으로 할애했는데요. 위메이드는 할 수 있는 한 잘못됐다고 한 부분을 모두 시정했지만, 거래지원종료가 결정됐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말해준 바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사업자와 달리 채권자는 분기별로 공지를 시행하면서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있다는 점도 어필했습니다. 여기에다 지난달 30일 글로벌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과 연동해 가상자산 시세와 거래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연동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코코아파이낸스에 빌린 코인을 조기상환하고 위믹스를 다시 받아왔다는 것도 역시 법정에서 강조됐죠. 이와 같은 행보를 닥사 4차 소명자료에 증거를 첨부해서 보냈다고 언급했습니다. 문제가 된 상황을 정리했고, 향후 유사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전문 커스터디 업체에 위믹스 물량을 맡긴다고 한 만큼, 문제 삼았던 부분은 다 정리가 됐다는 입장입니다. 위메이드는 전일 바이낸스 기업대상 서비스(Binance Institutional Services)와 협의를 마치고 바이낸스 커스터디 서비스 이용을 결정했다고 공지한 상황입니다. 기술적 절차가 완료되면, 위믹스는 바이낸스 커스터디를 통한 관리 시스템으로 전환됩니다.

세 번째 논리는 국내 가상자산시장에서 공정거래법상 심각한 위반의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이 역시 이유를 제대로 모른다는 데서 파생된 논리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구제 수단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회사 생명력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결정을 하는 데 있어 이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만큼, 자의성과 부당성이 강했다는 건데요. 이는 공정거래법상 차별적 취급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우선 4대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지원이 종료된다는 자체가 국내 시장에서는 퇴출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사건의 중차대한 상황에서 이는 공통된 의사결정 이라기보다는 담합이자, 거래소 지위 남용이라는 주장입니다. 또 공통된 의사결정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거래지원 종료 사례와 다르게 닥사 공동 결정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주장입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헌법상 비례의 원칙도 언급됐는데요. 극단적 조치인 상장폐지를 하려면 그에 따르는 위반 정도 또한 상응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앞서 무비블록도 계획보다 일찍 유통된 6만개를 다시 바이백하면서 거래소에서 투자유의종목 지정을 해지했다고 예시를 들기도 했네요. 왜 차별대우를 하냐는 것이죠.

◆거래소 측 논리, '기회 많이줬다

먼저 가장 먼저 거래소 측 변호를 시작한 빗썸 법률대리인 율촌 논리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율촌은 위메이드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건이 특수성과 차별성이 없다는 점을 전제했습니다. 거래지원 종료 결정은 행정처분이 아니며, 주식 상장폐지와도 그 무게가 다르다는 주장입니다.

우선 첫째, 위메이드가 주장한 투자자 보호에 대응하는 거래소 입장입니다.

핵심은 상장폐지 결정 자체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었다는 논리입니다. 상장계약에 따르면 사업자가 정확한 유통 물량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는 경우 투자유의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 사유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가상자산거래 지원을 종료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계약서상 심사 결과에 따라 거래소가 하는 판단에 따르기로 돼 있다는 점이 계약서상 여러 군데에 명확하게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둘째, 유통량 기준에 맞서는 논리가 되겠습니다.

닥사는 위메이드와 4차례 소명회의를 진행했고, 16차례나 소명 기회를 줬지만, 소명 자료상 오류가 지속해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 자료들 사이에서도 유통량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닥사는 위메이드가 자체적으로도 정확한 유통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또 중요한 정보를 파악해서 투자자를 위해 제대로 공시할 능력이나 의사 자체가 있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고, 장기적으로 가상자산투자자에게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거래지원종료를 결정했다는 겁니다. 위믹스 물량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고, 대량으로 처분할 경우 시장 전체 가격은 급락하기 때문에, 유통량 허위 공시는 투자자 보호에 있어 중차대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게다가 위메이드 측 주장과 다르게 유통량 개념은 상장 계약서 상 9조1항에 명시돼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가 불분명하다 하더라도 공시 의무가 있는 사업자가 채널별로 다른 유통량을 공시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어떤 기준에 의해서라도 유통량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위메이드가 담보 예치할 물량 등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유통량을 공시하지 않은 채 사익 추구에 사용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가상자산시장은 발행사가 자체적으로 제시하는 백서 외에 적정성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점이 유통량 공시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발행사가 정보를 은폐할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기에 허위 기재나 오락가락 하는 진술이 거래지원 종료의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셋째, 불공정거래행위와 자의성에 대한 반박입니다.

실제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으로 인해 거래소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는 건데요. 또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게임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바라봤습니다. 위메이듸 손해와 투자자의 손해를 일치시켜서는 안 된다는 건데요. 게임산업법 규제로 P2E 게임은 공개 출시가 불가능하고, 주 이용자가 해외 이용자라는 점, 또 위믹스가 다수 해외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는 점은 위믹스 상폐가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죠. 또 위믹스를 활용하지 않은 사업에서도 상당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손해를 고려하더라도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이 사업에 중대한 어려움을 발생시킨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입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특히 유통량 문제 관련 세세한 변론에 나섰습니다. 먼저 위믹스가 올해 1월경에도 갑작스레 대량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치가 급락한 전례가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0월경 커뮤니티에서 유통량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유통량에 따라 투자판단과 가격형성이 일어나기 때문에 소명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미 10월경부터 충분한 소명 기회는 주어졌다는 입장입니다. 또 소명 시 직원의 무지와 실수라는 변명이 있었지만, 직원 실수라고 해도 문제이며 고의적으로 했다고 해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코코아파이낸스에 담보 제공된 사실이 나오지 않은 날짜까지 소명자료가 제출된 것은 담보제공 한 사실을 숨기려고 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또 유통량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지만, 이미 처음부터 불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숨기려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만약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장은 가상자산 시장에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지만, 상처를 도려내야 오히려 투자자 보호 및 가상자산 시장 전체를 살리고 지킬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 외에도 업비트는 채권자 측과 거래지원 계약을 체결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위메이드 측이 거래지원을 신청하고, 제출된 자료에 따라 심사를 거쳐 거래지원을 시작한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거래지원 조건이나 내용에 대해 합의한 정황도 계약서도 전무하다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계약서 권리에 대해 가처분 신청했다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어 위믹스 측 임직원이 연루된 여러 심각한 문제가 있는 행위를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우 엄중한 사항이라고 생각해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했네요.

◆재판부, 어떤 결정 내릴까?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재판부는 오는 5일까지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말미를 준 상태입니다. 오는 8일 거래지원이 종료되는 만큼, 오는 7일에는 재판부가 해당 가처분신청에 대해 판결을 하겠다는 건데요.

보시다시피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만큼, 지속해서 챙겨봐야 되겠습니다. 재판장은 위메이드와 거래소 간 절충안이 없는지 고려해보라는 뉘앙스를 전달한 상태인데요. 절충될 지, 된다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또는 가처분신청이 기각돼 국내 시장에서 위믹스가 사라질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이 가운데 아직 가상자산거래소와 사업자 간 계약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이를 통제하고 관리할 법제도가 없다는 점 등은 지속해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법률 사각지대에서 서로의 생각 차가 빚어낸 사태이기 때문이죠, 이 생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기준점이 필요하겠네요.

이번 사태는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업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디지털자산법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 폭풍을 겪고 있네요.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입법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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