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사실상 승인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독과점 해소를 위한 시정 조치안을 수용한 것이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28일 "대한항공의 제안(시정 조치안)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이 시장 경쟁성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CMA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항공권 가격 인상과 서비스 하락이 예상된다"며 합병 유예 결정과 함께 독과점을 해소할 방안을 제출하라고 대한항공에 요구했다. CMA는 합병이 런던~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서비스 품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영국 항공사가 인천~런던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 시장 경쟁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CMA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CMA는 시장 의견 등을 수렴한 뒤 이변이 없는 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시정 조치안이 수용된 만큼 합병 승인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영국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가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기업 결합 신고가 필수가 아닌 '임의 신고국'이다. 그러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연합(EU)과 비슷한 항공 시장인 만큼 영국이 합병을 승인한다면 앞으로 EU 심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필수 신고국인 미국, EU, 일본, 중국에서 기업 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어느 한 국가의 경쟁 당국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면 M&A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