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해사고/위협동향

워싱턴 비행통제구역 中 드론 100여회 탐지... 美 당국 긴장

양원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미국 워싱턴DC 비행통제구역에서 최근 몇 달간 중국산 드론 수백대가 탐지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안보 당국은 중국 소행으로 보고 있진 않으나, 스파이 행위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안보 당국은 최근 세계 최대 드론 업체인 중국 DJI가 만든 민수용 드론이 최근 45일간 100번 이상 워싱턴DC 비행통제구역에서 발견됐다고 상원 국토안보위, 상업·정보위 등에 보고했다.

무인기는 주로 백악관, 의회, 국방부 인근에 출몰했다고 한다.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드론은 비행통제구역, 공항 등 민감한 지역에서 비행할 수 없도록 설정돼 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식 등으로 이를 우회한 것이다.

당국자들은 중국 정부가 이들 드론을 조종한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중국 등 적국이 첩보 수집 목적으로 드론 내 카메라, 센서를 해킹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DJI와 중국 정부 간 연관성을 우려했다. 미 국방부는 2017년 중국산 드론 구매를 금지했으며, 연방 정부 기관 중 드론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내무부는 비상시에만 중국산 드론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아직 수천 곳이 넘는 연방·주(州)·지역 사법 당국 등이 DJI 드론에 의존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특히 DJI 제품은 미국 내 오락용 무인기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 정부 용역 관계자는 "더 정교한 사용자는 무인기를 산업 스파이나 사이버 공격에 사용할 수 있다"며 "무인기를 당신 집에 착륙시켜 모든 무선 정보를 획득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 의회에서는 민수용 드론이 국가 안보에 미칠 위험을 고려해 드론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지만, 해당 상임위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마르코 루비오 부위원장은 "중국이나 중국 기업에서 온 모든 기술 제품에는 실질적이며 잠재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고 이런 취약함을 지금 당장 그리고 분쟁 시 악용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미국에 등록된 드론은 87만여대로 유인 항공기의 3배에 달한다.
양원모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