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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 이용자 소통 부재 인정…회의록 공개·연내 간담회 개최 약속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신뢰성 회복을 위해 게임 이용자 소통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최근 등급분류 게임물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이 이용자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10일 수도권사무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개 분야 13개 세부 실천과제를 통해 ‘게임이용자 소통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게임위는 끊이지 않는 전문성 지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회의록을 공개할 방침이다. 전문성 확보 및 강화를 위해 직권등급재분류 절차에서 현재 3명인 직권등급재분류 분과위원회 위원을 5명으로 확대하고, 외부 게임전문가 2명을 추가 위촉할 예정이다.

또, ‘이용자와의 대화’를 정례화해 게임이용자와 위원회 간 직접 소통을 추진한다. 여기에, 모니터링단 채용 때 게임학과 졸업·게임업계 경력 등을 우대해 전문인력 확보를 추진하고, 내부 직원교육 강화 등을 통해 위원회 내 게임전문가 양성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인력 채용을 위한 예산 확보도 주력한다.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은 “최근 위원회를 둘러싼 여러 현안에 대해 게임 이용자와 원활히 신속하게 소통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간 사업자 중심의 위원회 업무를 게임이용자 눈높이와 목소리에 맞춰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게임위는 지난달 31일 감사원에 접수된 국민감사청구 관련, ‘게임물사후관리시스템’에 대한 감사가 실시될 경우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라 성실히 감사를 받기로 했다.

◆소통강화 방안, 어떤 내용 담겼나?=
이날 발표된 게임 이용자 소통강화 방안에는 ▲상시소통 채널 구축 ▲등급분류 과정의 투명성 강화 ▲직권등급재분류 모니터링 및 위원회 전문성 강화 ▲민원 서비스 개선 등이 담겼다.

현재는 게임 제작사 및 유통사 네트워크 중심으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게임위는 이용자 네트워크를 추가한다. 주요 게임 커뮤니티 및 이용자 대상 방송 운영진 등 소통 대상 그룹을 확충할 방침이다.

대부분 활자로만 나와 있는 연령별 등급분류 정보는 이용자 이해를 돕기 위해 영상·이미지 사례를 제시하며 접근성을 확대시킬 방침이다. ‘시민참여혁신단’ 등 포괄적 고객과 산발적 모임도 ‘찾아가는, 게임이용자와 대화’ 모임을 정례화하며 직접 현장소통에도 나선다. 연내 이용자 간담회도 추진한다.

게임위는 이용자가 요구했던 투명성을 키우는데 주력한다. 관련해 의사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과거 정보공개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회의록을 공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게임위가 선제적으로 등급분류, 직권등급재분류, 분과위원회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회의록 공개방식, 시기, 절차 등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연내 관련 규정 개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온라인 민원신청을 단일화로 운영하고 있었던 부분도 내년 2월까지 정책제안 및 의견 표출 공간을 별도 구성, 내년 2월까지 이원화시킨다. 기존 연 1회 게임 기자단으로만 모의등급분류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부분도 게임 이용자 대상으로 반기마다 1회씩 진행한다.

한 게임 이용자가 10일 게임물관리위원회 수도권사무소 앞에서 묵언시위를 펼쳤다. 이 이용자는 공정한 게임위, 공정한 심의를 촉구했다.
한 게임 이용자가 10일 게임물관리위원회 수도권사무소 앞에서 묵언시위를 펼쳤다. 이 이용자는 공정한 게임위, 공정한 심의를 촉구했다.
◆게임위 둘러싼 논란에 설명 나서기도…등급분류 객관성 확보가 관건=이날 게임위는 그동안 제기돼 왔던 다양한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등급분류를 자의적으로 한다는 비판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을 들으니 이십몇년 있었는데 힘이 빠진다”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객관적으로 하느냐’에 대해선 제가 답을 못하겠다”며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게임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학회 성명서에 대해선 “내용을 인지하고 있고, 귀담아들을 수 있는 부분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위는 지난해 10월 접수된 넥슨 ‘블루아카이브’ 등 등급상향 관련 민원에 어떻게 대응하게 됐는지도 설명했다. 앞서 게임위는 지난달 넥슨 ‘블루아카이브’를 비롯해 넷마블 ‘페이트그랜드오더’ 등 일부 서브컬처 모바일게임 5종에 이용자 연령 등급 재분류를 통보했다. 당시 게임위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불가로 등급을 다시 올려 이용자 반발을 샀다.

이날 간담회에서 게임위는 기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넥슨 ‘블루아카이브’ 등급상향을 검토하게 만든 민원 부분 영상을 재생했다. 게임위는 “여성 캐릭터 주요 부위에 대한 신체적 노출과 성행위를 암시하는 음성 등이 포함돼 있음이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등급분류규정 제8조(선정성 기준) 제4호 가, 나, 다, 바목을 근거로 해당 게임물을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선정적인 신체노출이 표현돼 있는 경우 ▲성행위를 표현했으나 구체적으로 묘사된 경우가 아닌 경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음향이 들어 있으나 지나치게 과도하지 않는 경우 ▲일반적인 사회윤리에 어긋나는 행위표현이 있으나 지나치게 과도하지 않은 경우 등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게 된다. 게임위에 따르면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등급상향 대상통보에 대해 수용 의견을 전했다. 게임 제작사가 이의신청을 할 경우 게임위는 의견수렴 절차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앞서 게임위는 이달 초 ‘바다이야기’를 연상케 하는 바다신2 전체이용가 등급분류 논란에 대해 “바다신2는 바다이야기와 콘셉트(바다배경) 및 그래픽은 유사하지만,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는 바다이야기와 달리 바다신2는 이용자 능력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며, 시간당 투입금액 제한 등 게임산업법 등을 준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송석형 게임위 등급서비스팀장은 바다신2 보상으로 배출되는 캐릭터 카드가 사후 변칙적으로 운영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 “법률상으로 거부 사유가 없으면 등급분류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게임위가 설립되고 나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제기된 문제”라며 “‘네가 이 칼로 사람을 찌를 것이니 이 칼을 팔면 안돼’라고 법적으로 사전 조치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런 부분에 있어선 논의가 더욱 필요하고, 게임위가 사후 관리를 열심히 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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