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일어난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재분류 논란과 관련,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직접 문제점들을 질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12일 이상헌 의원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이번 사태 관련 민원 접수 건수는 ▲블루아카이브 1만4628건 ▲앙상블스타즈 2829건 ▲명일방주 888건 ▲페이트그랜드오더 393건 ▲백야극광 98건 ▲카니발 61건 ▲소녀전선 21건이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지난해 10월 처음 민원이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게임위는 당시 선정성 관련 부분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올해 8월 추가로 접수된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선정성 부분이 추가로 확인돼 등급을 재분류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게임위의 밀실심사가 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게임위는 심의 회의록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의원은 게임위 실제 심의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상헌 의원실에서 게임위 회의록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위원회에 상정된 게임은 총 3828개다. 그러나 이 중 심의과정에서 위원 의견이 개진된 경우는 227건에 불과했다. 이 의원실은 이러한 수치에 대해, 게임위원들 대부분이 연구원 검토 의견에 따라간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 의원은 “민원 내용은 다양했지만, 모든 민원이 심사기준·사후 관리 방법 등 일련의 등급분류 과정에 납득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같았다”라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준과, 공정하고 투명한 등급분류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헌 의원 질의와 게임물관리위원회 답변 내용 전문.

Q. 민원에 대해 위원회가 소극행정, 기만적 대응을 취했다는 지적에 대한 게임위 입장은.
A. 우리 위원회는 최근 하루 수 천 건의 반복 및 중복 민원이 접수돼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민원인들이 소극 행정 또는 기만적 대응 등으로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안내문은 다수 민원인들이 제기하신 민원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했다는 점을 알리고, 본 민원뿐만 아니라 다른 민원의 처리 등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안내한 것이다. 또, 민원인들이 국민신문고와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를 충분히 공유한 것으로 파악돼 다음 날 안내문을 철회했음을 알려드린다.

Q. 업무방해죄 고지 등 최근 민원 접수 과정에서 위원회가 부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A. 위원회는 발생되는 민원에 대해서 대응 매뉴얼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수많은 민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하거나 미흡한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Q. 블루 아카이브 관련 민원의 대응이 지나치게 늦었다는 지적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나.
A. 지난해 10월 최초 접수된 민원의 경우, 홍보 목적의 광고영상을 통해 노출이 있는 이미지를 확인했으나 선정성이 과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올해 8월부터 접수된 민원들에 첨부된 선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추가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게임의 선정성을 확인했다. 게임위 의결을 통해 해당 게임물의 직권등급재분류를 결정했다.

Q. 최근 제기된 등급조정 요구 및 등급조정 철회 요구에 대한 게임위 입장은.
A. 게임위는 현재 ‘블루아카이브’, ‘명일방주’, ‘백야극광’, ‘소녀전선’,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게임물 5종에 대해 등급조정 및 직권등급재분류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등급조정 또는 직권등급재분류 대상으로 통지를 받은 사업자는 이에 대해 의견을 소명할 수 있다. 사업자 의견 검토 후 등급 변경 여부가 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사업자 의견을 충분히 검토 후 관련 법률과 규정에 따라 적절한 등급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외에 ‘앙상블스타즈’ 게임물은 현재 위원회에서 모니터링 진행 중이며, 검토 결과에 따라 관련 조치가 진행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해당 게임물이 이용자에게 적절한 등급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심의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한 게임위 입장은 무엇인지.
A. 게임위 심의 회의록 공개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위원회 의결 결과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Q. 국제적 통용성에도 불구하고 등급분류 기준이 해외와 차이가 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 게임위는 게임산업법 제21조제7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제2항에 따라 위원회 등급분류규정으로 세부기준을 정하고 있다. 위원회 등급분류규정 제3조에 따라 국제적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객관성과 합리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사회통념을 존중하고 시대적 흐름에 부합해야 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각 국의 특수한 환경에 따라 심의기준이 엄격하거나 관대한 차별성이 존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블루 아카이브 게임물이 ‘7세이용가’로 서비스 중이며, 일본 등급분류 기관인 컴퓨터 오락 등급기구(CERO) 경우 범죄·폭력 표현에서 한국과 비교해 엄격하고, 선정적 표현에서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존재한다. 또한, 게임위는 국가 간 특수성은 고려하되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등급분류 기준 수립 등을 위해 등급분류를 수행하는 세계 주요 국가(미국, 유럽, 독일, 호주, 브라질 등, ※일본은 현재 미참여)로 구성된 국제등급분류연합(IARC)에 이사국으로 가입하고 있다.

Q. 심의위원 구성이 영등위 등 타 기관에 비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한 게임위 입장은 무엇인지.
A. 게임위는 법률에 따라 각 분야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9명)해 등급분류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이 각 분야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하도록 하게 하는 이유는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으며 보편적이고 타당한 게임물 등급분류를 결정하기 위함이다. 또한, 문화산업·정보통신 등 전문성을 지닌 위원이 있다. 분류 기준은 ▲법률에 따라 7가지 기준(폭력성, 선정성, 사행성, 공포, 범죄, 약물, 언어) ▲사실적 표현 정도에 따라 4가지 연령(전체이용가, 12세이용가, 15세이용가, 청소년이용불가)으로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등급분류 세부 기준은 게임위 등급분류 기준으로 명확화 하고 있다. 또한, 기술 발전 및 시대적 인식 변화에 따른 등급분류 기준 시의성 확보를 위해 민간 외부 전문가 자문을 구하여 등급분류 규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Q. 논란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입장 및 향후 계획은.
A. 게임물 5종은 민원을 통해 인지, 모니터링을 진행한 게임물이다. 위원회의 모니터링 결과, 의상/노출 묘사 정도, 빈도, 성행위 암시, 이용자 조작에 따른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봤을 때 등급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게임물 5종은 등급조정 및 직권등급재분류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등급조정 또는 직권등급재분류 대상으로 통지를 받은 사업자는 이에 대해 의견을 소명할 수 있으며, 사업자 의견 검토 후 등급 변경 여부가 게임위 회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게임위는 사업자 의견을 충분히 검토 후 관련 법률과 규정에 따라 적절한 등급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