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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만 때는 ‘애플 페이’ 국내 상륙… 혹시 늦어지는 이유가 ‘BNPL’ 때문인가

박기록
최근 ‘애플 페이’ 약관 업데이트 이슈로 인해, ‘애플 페이’(Apple Pay)의 국내 서비스 론칭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물론 이 가능성은 현재도 유력하다.

이 때문에 한국정보통신, 에이텍티엔, 이루온, KG이니시스, 나이스정보통신 등 애플페이 관련주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제휴사로 알려진 현대카드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고, 애플도 특별히 의미있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그동안 본사 차원에서 마스타카드(Master)와 협력해 진행해왔던 초단기 소매금융대출서비스인 ‘BNPL’(Buy Now, Pay Later)의 독자적 완성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국내에서 '애플 페이' 론칭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면 아마도 이것과 관련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 페이' 서비스를 위해서는 국내 가맹점에 NFC 결제단말기 보급도 매우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애플의 입장에선 NFC 결제서비스 인프라 확장은 자본력의 문제이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BNPL'과 같이 그것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사업이 가능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BNPL’(Buy Now, Pay Later)은 말그대로 ‘지금 사고 대금은 나중에 지불하는 서비스’이다. ‘후불 외상결제’라는 의미에서는 기존 신용카드와 개념이 같지만 카드 수수료 부담 주체가 완전히 다르다. 즉, 소비자(구매자)는 별도의 수수료(금리)를 부담하지 않고 물건을 외상 구매하고, 가맹점(판매점)이 카드 수수료를 모두 부담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카드수수료(할부 이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대신 가맹점들은 기존 신용카드 보다 높은 가맹점 수수료를 지급하지만 구매율의 증가로 이 부담을 상쇄해 윈-윈 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이미 지난 2020년, 미국에선 MZ세대가 이같은 BNPL방식의 결제가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애플페이 레이터(Later)'서비스를 준비해온 이유다.

또한 국내 기준에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사용자들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용평가를 통해 BNPL서비스가 가능하다.

◆‘애플 페이’를 넘어 ‘애플 뱅크’… 큰 그림을 그려야하는 애플

'애플 페이'는 궁극적으로 애플이 꿈꾸는 '애플 뱅크'(Apple Bank)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잠재 고객은 전세계에 퍼져있는 iOS 기반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자다. 아이폰, 아이패드, 스마트워치 등 애플 모바일 디바이스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외신들은 전세계에 10억대 이상 퍼져있는 고객 접점을 이용해 애플이 보다 더 많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앞서 올해 3월, 애플은 그동안 핀테크서비스를 위해 제휴 관계를 맺어왔던 카드관리 플랫폼 업체인 코어카드(Core Card), 또 선불 직불 카드 및 현금 재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린닷컴퍼니(Green Company)와 결별을 발표했다.

애플이 독자 개발하고자하는 핀테크서비스의 범위는 사실상 현재의 은행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 애플은 대출(여신) 리스크 평가(리스크관리시스템), 금융 사기분석시스템과 같은 인텔리전스 시스템, 그리고 신용 조회 및 분쟁 처리를 위한 대고객 서비스까지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미 애플은 지난 수년간 ‘애플 카드’, ‘애플 페이’와 같은 핀테크 서비스를 진화시켜왔고, P2P(개인간)금융서비스도 제공해왔다. 애플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금융부문에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애플은 올해 3월, 영국의 오픈뱅킹 플랫폼 전문회사인 크레디트 쿠도스(Credit Kudos)를 1억5000만달러(한화 약 1900억원)에 인수했다. 크레디트 쿠도스는 신용정보 제공 전문회사로, 여기에서 산출된 개인신용 정보를 기초로 애플은 독자적인 ‘BNPL’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애플 페이’의 핵심 'BNPL'… 기술적 문제로 연기?

이와 관련한 내용은 지난 6월8일~10일 미국에서 진행된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2’에서 보다 구체화됐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올 하반기 ‘애플페이 레이터(Later)’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자회사 ‘애플 파이낸싱 LLC’를 설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고객이 물건 구매 대금을 6주에 걸쳐 4회로 분할 결제하는 방식이다. 애플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에 ‘애플페이 레이터’가 내장돼 사용자의 결제를 추적하고 상환할 수 있다.

WWDC 2022’ 당시 애플은 ‘애플 페이 레이터’가 올 하반기 ‘iOS 16’ 출시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며, 미국에서 먼저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다시 바뀌고 있다. 애플 내부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2023년 1분기 또는 2분기 로 ‘애플페이 레이터(Later)’연기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WWDC 2022'행사에서 발표된 '애플페이 레이터'가 올 하반기 아이폰14 시리즈 출시에 맞춰 ‘iOS 16’의 업데이트에 따라 출시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내년 봄에도 가능할 수 있을지는 사실 불투명하다.
애플의 '탭 투 페이' 시연장면 (WWDC 2022 행상 영상중)
애플의 '탭 투 페이' 시연장면 (WWDC 2022 행상 영상중)
◆폭등한 美 금리… 애플, BNPL위한 자금조달 비용 '눈덩이' 예상

한편으론 이번 ‘애플페이 레이터’의 출시 지연은 애플 내부의 문제보다는 외부 사정, 즉 최근 급등한 미국 기준금리 등 자금 조달 시장의 급격한 상황 변화에 기인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미 연준(Fed)은 올해 세차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또한 올 연말까지 4.4~4.5% 수준으로 추가 인상할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변수일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5%선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BNPL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애플에겐 신용평가에 기반한 ‘무담보 소액 할부 대출’이란 속성을 갖는다. 이 대출 서비스를 위해서는 ‘애플 파이낸싱 LLC’가 자금을 먼저 외부에서 조달해와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금리 수준을 감안할때, ‘애플 파이낸싱 LLC’가 BNPL서비스를 위한 자금 조달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싸게 조달된 자금으로 BNPL서비스를 해봐야, 현재의 고금리 상황에선 역마진(마이너스)만 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신용카드사들이 대출을 줄이고, 리스크를 강화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

만약 애플이 현대카드와 손잡고, NFC기반의 결제 인프라 확장과 이를 통한 BNPL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내 서비스를 계획했었다면 결과적으론 ‘좋은 타이밍’이 아닌 셈이다.

이것이 국내 애플페이 론칭이 연기되고 있는 이유라면 당분간 국내외 금리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는 분석이다.

*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올 7월초 발간한 <2022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한 내용중 일부를 요약하고, 최근 추가된 내용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책의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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