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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배터리 합작사도 조기 추진…LG엔솔·SK온 '촉각'

김도현
- 조지아 전기차 전용라인 조기 착공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 생산거점 강화가 불가피해진 현대차그룹이 현지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서두른다. 유력 파트너로 거론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공장에 이어 배터리셀 합작공장 조기 설립을 추진 중이다.

당초 현대차는 조지아 공장 2023년 상반기 착공,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다. 이에 맞춰 배터리 생산기지 등도 마련하는 등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 확보에 6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완공 시 전기차 생산능력은 연간 30만대 규모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북미 생산을 강조하는 IRA에는 중국 전기차 산업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담겼으나 현대차에도 불똥이 튀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제품인 ‘아이오닉5’ ‘EV6’ 등이 국내 양산이어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높아 인센티브 여부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소비자 선택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테슬라 GM 포드 등 경쟁사 전기차와의 가격경쟁에서도 밀린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이어 전기차 부문 2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던 시점이라 아쉬움이 더 크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대차 및 기아 선전에 대해 “과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추월한 사례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블룸버그가 현대차그룹의 성장 속도를 조명하기도 했다.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현대차는 대응 모색에 나섰다. 우선 조지아 전기차 생산기지 착공을 연내로 앞당길 방침이다. 가동 시기는 2024년 10월 전후로 추정된다. 배터리셀 합작공장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협력 후보로 보고 있다. 두 곳 중에는 아이오닉5 등 배터리를 담당하면서 이미 조지아에 생산거점을 확보한 SK온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도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합작사(JV)를 세우는 등 현대차와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2개 회사 동시에 투입되는 시나리오도 언급되고 있다.

삼성SDI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정황상 쉽지 않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조지아 공장 스케줄에 여유가 있던 만큼 현대차가 배터리 JV에 대해서도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이야기를 해나가자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해졌다”면서 “기존에 배터리를 공급하지 않았던 업체가 새로 들어가기는 힘든 만큼 이력이 있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현실적인 파트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과 함께 지난 23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들은 뉴욕과 워싱턴 등을 오가면서 미국 정·재계 인사를 만나 IRA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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