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세계 전기차 시장에선 압도적인 시장 1위, 또 스페이스X를 통해서는 우주 인터넷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지만 '뇌 과학' 분야에선 그도 어쩔 수 없는 약자다.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과학 전문기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사람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시키는 칩 임플란트 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 ‘싱크론’(Synchron)과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4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뉴럴링크를 이끌고 있는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싱크론의 설립자인 토머스 옥슬리(Thomas Oxley) CEO와 최근 몇 주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양사간에 오간 협상 내용이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상 머스크 CEO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싱크론’이 뇌 컴퓨터와 관련한 규제 대응과 기술 혁신에 있어 머스크가 이끄는 ‘뉴럴링크’보다 한 발 이상 앞서 나가자, 머스크 CEO가 직접 싱크론측에 협상을 타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 CEO는 생각보다 더딘 뉴럴링크의 행보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뉴럴링크는 인간 뇌에 칩 이식을 위한 임상 허가를 아직 미 FDA로부터 얻지 못한 상태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2019년 공개 발표회를 통해 2020년 말까지 미 FDA로부터 임상 허가 등 규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현재까지 이렇다할 진전이 없다.
또 작년말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선 ‘2022년 중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착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 역시 진전이 없다.
반면 2016년 설립된 ‘싱크론’은 독자적인 뇌 임플란트 기술을 발전시켜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사람의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도 컴퓨터 칩을 장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뉴럴링크’ 방식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기술로, 이를 통해 마비 환자를 돕고 또 환자의 심리적인 신호만으로 디지털 기기 작동이 가능할 수 있다.
‘싱크론’은 지난 달 미국에서 처음으로 환자에게 칩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싱크론은 2021년 인간 실험에 대한 미 FDA 허가를 받았으며, 호주에서는 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도 마쳤다. 당초 ‘싱크론’은 규모면에서 ‘뉴럴링크’에 크게 못미쳤지만 최근의 기세는 정반대다.
한편 이처럼 머스크 CEO가 '뉴럴링크'를 통한 뇌 과학에 심혈을 쏟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헬스케어 사업 목적이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과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비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마치 인간처럼 사고하면서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2023년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구현하기위해서는 뇌 과학의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
따라서 '뉴럴링크'의 더딘 기술 혁신 속도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머스크의 입장에선 답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