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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송출수수료 발목...2분기 실적 악화에 홈쇼핑 ‘우울’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매해 급격히 높아지는 송출수수료가 홈쇼핑 업체 수익을 악화시키는 고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 2분기 대다수 홈쇼핑 업체 실적이 악화됐는데 공통된 이유로 송출수수료 부담을 언급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등 주요 TV홈쇼핑 4사는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GS샵을 제외한 3개사는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두 자릿 수 감소했다.

가장 선방한 곳은 GS샵(GS홈쇼핑)이다. 2분기 영업이익 3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4억원) 증가했다. 매출은 5.6% 증가한 3273억원, 취급액은 2.9% 상승한 1조2108억원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성장폭이 작은 편이지만 유일하게 역성장을 면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GS샵은 “송출수수료의 급격한 상승에도 외형성장과 매출총이익율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3개사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자체상품(PB) 및 여행 방송 편성을 늘리며 취급고를 늘리는 데 주력했지만 영업이익은 일제히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건 CJ ENM 커머스부문(CJ온스타일)이다.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7% 급감했다. 매출액도 3517억원으로 1.6% 감소, 취급고도 3% 가량 줄었다. 취급고 감소는 판매된 제품 가격 총합 자체가 줄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도 영업이익이 9.6% 감소한 280억원, 현대홈쇼핑도 11.9% 줄어든 26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이번 실적 악화에 대한 요인으로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송출수수료 인상을 꼽았다. CJ온스타일은 오프라인 활동 증가에 따른 라이브TV 트래픽이 감소하며 매출이 줄고, 전년대비 광고선전비·인건비·송출수수료 증가 등이 이익률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현대홈쇼핑도 “송출료 및 데이터방송 수수료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 방송채널사업자(PP)들이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전년대비 2274억원(11.2%) 증가한 2조2508억원이다. 이는 전체 홈쇼핑 방송사업매출 중 58.9%로 2020년 53.1%보다 5.8%포인트(p) 더 높아졌다. 방송매출 중 60%에 달하는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지출한다는 의미다.

반면 인터넷TV(IPTV) 방송사업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9년 23.5%, 2020년 25.8%, 지난해 28.5%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사들은 지상파 재송신료와 PP 프로그램 사용료가 올라 홈쇼핑 송출수수료도 올려야한다고 하지만, 그 인상 폭이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고마진 상품 강화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송출수수료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요인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홈쇼핑 업계 3분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여기에 엔데믹 전환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자 수 증가로 소비자 ‘탈TV’ 현상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가 인상될수록 홈쇼핑에 입점하는 중소기업까지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 소비자 후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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