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최대 방산기업인 탈레스(Thales)가 구글과 손잡고 클라우드 합작사인 ‘S3NS’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합작사(S3NS)는 프랑스가 국가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위한 인프라 확보 차원에서 시도된 것이다. 이같은 프랑스 정부의 의도를 반영, 지난해 탈레스가 구글과 합작사 설립 논의를 물밑 진행해왔다.
합작사인 ‘S3NS’는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프랑스의 공공기관과 금융회사 등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S3NS 출범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미국계 클라우드 기업들이 유럽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이로 인해 유럽이 미국의 감시 체계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클라우드 기업과 손잡은 프랑스
프랑스는 자국의 민감한 데이터를 자국 방산 기업이 관리하는 믿을만한 클라우드 회사에 맡기되 합작 파트너로 미국 기업인 구글로 정한 것이 비판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이는 그동안 유럽의 독자적인 클라우드 주권 강화 기조와는 분명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을 의식, 탈레스측은 이번 S3NS의 정확한 지분 구조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탈레스가 대주주이며 (데이터) 통제의 주체임은 확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반면 구글은 주로 클라우드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만 맡는다고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프랑스가 이같은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간의 클라우드 기술 격차 때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즉 프랑스 정부가 미국 클라우드 기업들의 기술적 우월성을 현실적으로 인정한 결과다.
프랑스의 이번 사례는 클라우드 비중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우리 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도 AWS, MS 등 미국계 클라우드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다.
즉 공공, 금융, 의료 등 국가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를 불가피하게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더라도 반드시 해당 데이터를 국내에 두도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필요하다면 프랑스처럼 탈레스와 같은 국영 기업 또는 공기업과의 클라우드 합작사를 만들어 사실상 유사시 정부의 통제권이 물리적으로 미치는 범위에 두는 방안이다.
물론 국내 금융권의 경우,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회사가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시 클라우드 기업(CSP)의 시설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검사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클라우드 사고가 발생했을때 이에 대한 회복력과 통제 절차, 사고시 배상 등이 불분명할 경우 국민적 피해가 커질 수 있는데 이를 ‘제3차 리스크’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S3NS’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이미 프랑스의 대형 은행과 일부 의료기관 등 40개 기업이 잠재 클라우드 고객으로 등록했다고 탈레스측 관계자가 전했다. ‘S3NS’는 프랑스 역내에 3개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또한 프랑스 보안 당국(ANSSI)도 ‘S3NS’에 클라우드 인증 라벨을 부여할 계획이다.
외신들은 합작사가 IT컨설팅업체인 캡제미니가 통신기업들과 합작해 연내 설립할 계획인 클라우드업체 ‘블루’ 뿐만 아니라 OVH, 다쏘시스템 등 프랑스계 토종 클라우드 업체들과도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