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규제 어리석었다'던 日 언론, 韓 소부장 '혹평'…"3년간 제자리"

김도현
- 지난해 대일 수입액 반등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일본이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시행한 지 약 3년이 흘렀다. 자국 소재 기업 실적이 부진하면서 정부 정책에 부정적 의견을 내비친 일본 언론이 말을 바꿨다. 지난해부터 한국의 일본산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27일(현지시각) 일본 닛케이신문은 “한국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국산화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7월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등 주요 품목 수출 심사를 강화한 것이 골자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내재화 작업에 착수했고 일본의존도를 빠르게 낮추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50%에 육박하던 불화수소 일본 비중이 10%대로 낮아졌다.

지난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3년째 우책(愚策)의 극치’라는 제목의 사설을 올렸다. 당시 하코다 데쓰야 논설위원은 일본 수출규제를 비판했다. 이외에 일본 언론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약 1년 뒤 닛케이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닛케이는 문재인 정부가 소부장 국산화 추진을 위해 연간 2조원 규모 예산을 지원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평가로 바꿨다고 평가했지만 ‘탈(脫)일본화’는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닛케이가 근거로 내세운 건 한국무역협회 통계다. 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액은 2019년 7월부터 급감해 2020년에는 2018년 대비 86% 줄었으나 지난해는 전년대비 34% 증가했고 올해 1~4월도 전년동기대비 30% 올랐다고 추산했다.

포토레지스트 역시 대일(對日) 수입액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일본산 수입액이 63억달러로 전년대비 44% 확대했다.

다만 닛케이는 일본 정부 조치가 한국 기업에 불필요한 불신을 줬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의존도 축소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일본 존재감이 큰 건 사실이지만 삼성 SK LG 등이 과거 대비 국내 협력사에 기회를 많이 주는 건 사실”이라며 “금액이 증가한 부분은 반도체 업황이 살아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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