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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원조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의 귀환…소니 '워크맨' 써보니

백승은

- 150만원대·4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
- 안드로이드 OS·DSD 리마스터링 최초 탑재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이달 초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 단종 소식이 전해졌다. 아이팟은 지난 2001년 출시돼 2000년대 중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스마트폰 등장 후 음악을 듣는 방식이 실물 음반 및 디지털 음원에서 스트리밍으로 바뀌며 MP3는 더욱 존재감을 잃어갔다.

MP3의 뿌리에는 소니의 카세트테이프플레이어 ‘워크맨’이 있다. 워크맨은 1979년 소니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에 의해 고안됐다. 출시 첫해 3만대, 1년 뒤에는 100만대가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에는 워크맨이라는 단어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의 ‘마이마이’ LG전자의 ‘아하프리’ 등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다수 등장했다.

아이팟은 단종됐지만, 음악 청취 제품의 ‘조상’ 격인 워크맨은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소니는 지난 4월 5년 만에 워크맨 시리즈 ‘NW-WM1ZM2’와 ‘NW-WM1AM2’를 출시했다. NW-WM1ZM2는 400만원대의 고가 제품이다. NW-WM1AM2 역시 150만원대로 프리미엄 가격대를 갖췄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일반 소비자가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제품은 음악을 한 차원 고품질로 듣기를 원하는 ‘음악 애호가’를 위한 제품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음에도 좀 더 고사양 사진을 찍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처럼,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얼마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좀 더 뛰어난 청취감을 원하는 소비자가 워크맨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의 워크맨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소니에 NW-WM1ZM2를 대여받아 열흘가량 사용해 봤다.


PMP와 유사한 디자인…카세트 대신 안드로이드 OS=NW-WM1ZM2의 첫인상은 5.0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지만 측면이 두툼해 스마트폰과는 다른 디자인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보다는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PMP를 떠올리게 한다.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만큼 버튼으로 작동하는 대신 터치로 작동한다.




오른쪽 측면에는 전원과 음량 조절, 재생하거나 전이나 다음 곡으로 넘길 수 있는 버튼이 부착됐다. 왼쪽에는 고정할 수 있는 홀드 버튼과 마이크로SD카드를 탑재할 수 있는 슬롯이 있다. 상단에는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2개 제공된다. USB-C를 이용한다.

NW-WM1ZM2는 256기가바이트(GB)를, NW-WM1AM2는 128GB를 지원한다. 최대 96킬로헤르츠(㎑) FLAC 고해상도 오디오를 40시간까지 연속 재생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처음 적용됐다는 점이다. 더이상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기 위해 테이프를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다. 무선랜(Wifi, 와이파이)로 연결해 자체 음악 애플리케이션(앱)뿐만 아니라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멜론 등을 사용할 수 있다.

DSD 리마스터링 등 ‘고품질 음원’ 구현=음향 조정 탭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2종 모두 ‘DSD 리마스터링 엔진’이 첫 적용됐다. DSD란 콤팩트디스크(CD)에 사용되는 기록 방식이다. CD에서 MP3로 압축될 때 음향이 손실되는 것을 최소화한다.

일반적인 고해상도 PMC 음원은 320K MP3, FLAC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에 맞는 재생 규격 또한 다르다. 그렇지만 DSD는 DSD로 재생할 수 있는 제품 규격만 있으면 모두 재생 가능하다. DSD 리마스터링을 실행하면 ‘모든 PCM 신호가 DSD 신호로 변환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DSD 리마스터링 엔진 외에도 높은 음역이나 세밀한 톤을 조정할 수 있는 ‘DSEE 얼티메이트’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됐다. 소니의 ‘360 리얼리티 오디오’ 등을 활용하면 한 단계 고품질 음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NW-WM1ZM2는 제품에 금도금 무산소동을, NW-WM1AM2는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을 채용해 음원에 소음을 최소화했다. 이때문에 제품 무게도 꽤 나간다. NW-WM1ZM2는 490그램(g), NW-WM1AM2는 299g이다. 한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함이 느껴져 가벼운 노트북을 드는 느낌이었다.

NW-WM1ZM2의 소니스토어 판매가는 429만9000원, NW-WM1AM2는 159만9000원이다.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는 어려운 가격대다. 현대의 방식으로 고사양 음원을 듣고 싶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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