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폭망 우려됐던 IT공룡 ‘델’ 실적…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급반전, 비결은?

박기록
델의 홍보영상중 캡쳐
델의 홍보영상중 캡쳐
‘IT업계의 공룡’ 델테크놀로지스의 주가가 27일(현지시간) 마감된 나스닥 시장에서 12.9%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4월29일 마감된 델의 2023 회계연도 1분기 실적 결과, 매출과 주당 이익이 예상치를 뛰어넘은데다 2분기, 3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델이 이날 발표한 1분기 매출은 261.2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인 250.3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영업이익도 21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다. 조정 순이익은 주당 1.84달러인 14억 달러로 36%나 급증했다. 당초 시장예상치는 1.39달러에 불과했었다.

이처럼 델의 1분기 실적이 뛰어났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내부적으로는 '공급망 문제' 관리에 철저하게 신경을 썼고, 외부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완화로 기업들이 다시 재택근무를 끝내면서 오피스 PC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선 델이 공급망 문제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최소한 수천개의 부품이 필요한 기업용 서버 및 스토리지(저장장치), 그리고 각종 PC에 이르기까지 각종 전산장비를 생산하는 델테크놀로지스는 전형적인 하드웨어(HW)기업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러-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와 중국의 도시봉쇄 등의 여파로 시스코시스템즈 등 하드웨어 비중이 큰 IT업체들이 부품 조달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델은 이같은 공급망 리스크를 회피했다.

또한 경기침체로 PC시장에서 크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각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인프라 솔루션’부문 매출은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과 서버 및 네트워킹의 수요에 상승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93억 달러를 기록했다.

델의 전통적인 사업인 ‘개인용 컴퓨터’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한 156억 달러를 기록해 기대에 부응했다.

기업들이 사무용으로 구매하는 상용 PC 매출은 1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많은 기업들이 비대면 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로의 복귀가 늘면서 사무용 PC매수가 늘었기때문이라고 시장전문매체인 머니 풀이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델의 2분기 매출도 255.3억 달러, 주당 1.47달러의 수익을 예측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델의 척 휘튼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보도자료를 통해 “비즈니스의 예측성, 내구성, 유연성을 감안할 때 IT시장에서 어느 곳이든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 와중에 델이 전세계 개인용PC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6.8% 감소했는데, 델의 개인용 PC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엄혹한 상황이지만 델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보여주고 있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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