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루나 사태, 폰지사기 가까워"…한동훈發 합수단 1호 수사대상 되나?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루나(LUNA) 폭락 사태를 두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부활시킨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제1호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19일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강성후 회장은 "최근 루나와 테라USD(UST) 코인 폭락으로 국내에서도 700억 개 코인을 갖고 있는 28만여 명 이상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라며 "특히 그동안 20%에 육박하는 이자를 지급했던 앵커 프로토콜 관련 폰지사기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이를 위한 개선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피해를 촉발시켰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 회장은 "검찰이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합수단에서 첫 번째로 이번 루나 사태 관련 수사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앵커 프로토콜은 약 20% 가까운 이자율을 지급했다.그 외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인건비, 건물 관리비, 제세공과금, 금융 비용 등을 합하면 그 비용이 최저 10%, 나가는 비용만 기본 30%에 이르는 말도 안 되는 구조를 가진 사업이었다"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비롯한 각종 금융·증권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인원은 검사와 수사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국세청·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직원까지 총 48명이다.

앞서 권도형(도권)이 대표로 있는 싱가폴 소재 '테라폼랩스'는 지난해 3월 UST를 예치하면 연 20%가량 이자를 지급하는 디파이(De-fi) 서비스 앵커 프로토콜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가 디파이 시장에서 상당히 큰 주목을 받으며 UST와 루나는 몸집을 부풀려나갔다. 이 덕분에 루나 시가총액만 지난달 58조원 가량으로 코인시장에서 TOP3에 들기도 했다.

촉망받던 루나가 단기에 사실상 0원으로 폭락하면서, 각종 커뮤니티에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권 대표가 테라 부활 계획을 테라 커뮤니티에 제안했지만, 사실상 업계 전문가들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사태의 엄중함을 느낀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가상자산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긴급 동향 점검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 관련 규제 근거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없어 적극적으로 개입할 만한 법적 근거는 없던 상황이다.

권도형(도권) 대표 트윗 캡쳐
권도형(도권) 대표 트윗 캡쳐

◆루나 투자자들, 법적 대응 준비중…사기죄 성립될까

현재까지 싱가포르에서만 최소 1000명 투자자들이 권 대표에 대해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또 국내에서도 피해자들이 법무법인 앨비케이앤파트너스를 대리인으로 선정해 권 대표 재산 가압류 신청과 사기 혐의 및 유사수신법 위반 등으로 고소를 준비중이다. 투자자들은 해당 법무법인 자본시장법팀과 지식재산권팀 변호사 6명과 권 대표 상대로 재산 가압류 신청서와 고소장을 작성하고,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지난해 6월부터 국내외에서 가상자산 시장 규모 축소에 대한 경고가 지속해서 있어왔다. 2022년이 되면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유동성을 회수하고, 이를 위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금리 인상 등 경기 진정책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관련 리스크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경영진이 고려를 했어야 맞다"라고 지적했다. 즉, 특금법상 당국 개입 근거가 없다해도, 권 대표가 남긴 SNS 글 등으로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대비 미흡을 근거로 삼아 충분히 사기로 볼 수도 있다는 견해다.

실제 이번 루나 폭락은 경기 상승장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요새와 같은 하락장에서 UST를 끌어올리기 위해 루나를 발행해야 하고 그만큼 루나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는 점에서 촉발됐다. UST-루나 생태계는 루나를 받아줄 자본이 시장에 지속해서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이 자본이 앵커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결국 최근 금리인상 빅스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으로 지난해 많은 우려대로 가상자산 투자가 줄어들면서 UST 수요가 감소했다. 테라 생태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루나를 지속 발행하지만, 루나 수요가 그만큼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루나 가격 붕괴에 이르른 것이다.

법무법인 비전 김태림 변호사는 "디지털 자산 범죄와 관련해 축적된 판례에 비추어볼 때 루나 및 테라가 백서에서 언급한 사업모델(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초기부터 여러 전문가들이 사기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점을 인지하면서도 개선과정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서 "루나 코인과 연계해 출시한 상품인 앵커 프로토콜 경우도 연 20%가량의 수익을 약정하며 투자자를 모집하였다면 경우에 따라 유사수신행위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대표는 전일 기존 테라 네트워크를 테라클래식(LUNC)로 변경하고,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 및 루나 구축을 토대로한 거버넌스 제안 #1623 투표가 진행중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해당 거버넌스 제안은 6일 뒤 마감된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