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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힙스터 성지에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K-패션 브랜드 요람으로”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힙스터(자신만의 문화를 추구하는 사람)’ 성지로 불리는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를 열었다. 동대문·한남 패션거리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월 임대료만 지불하면 패션 브랜드 사업을 키우기 위한 각종 장비부터 휴식공간까지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10일 오후 찾은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엔 벌써 몇몇 업체들이 입점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달 초 문을 연 이곳은 현재 입주율 80% 수준. 한달만에 대다수 공간이 이미 차든 셈이다.

임대료 수준은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 등 일반 공유오피스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창문이라도 하나 더 있어 채광이 좋다면 임대료가 더 올라간다. 즉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 임대료 수준은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곳은 빠르게 입주율을 높여가는 이유는 패션 브랜드 업무 환경에 최적화돼있을 뿐 아니라 지리적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먼저 무신사 스튜디오가 들어선 동대문(1호점)과 한남 패션거리(2호점)도 패션업 종사자들에 유리한 위치다.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 차별점이라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 사람들이 몰려드는 성수에 위치한다는 것. 그만큼 이들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연결된 통로를 거쳐 건물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점도 출퇴근 이점이 된다.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는 약 900평 규모로, 좌석 수는 약 400석이다. 건물 3층부터 9층까지 총 7개 층을 사용 중이다. 곳곳에 위치한 휴식 공간에선 감각적 디자인이 두드러진 의자와 테이블이 비치돼있다. 지난해 무신사가 인수한 29CM 판매 제품이기도 하다. 의자에 달린 QR코드를 스마트폰에 비치면 바로 29CM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된다.

브랜드들이 입점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은 4~8층이다. 각 층은 기업 규모에 따라 임대할 수 있는 섹션 오피스와 라운지, 워크룸, 촬영 스튜디오 등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로서의 인프라를 갖췄다.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라는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6층과 8층에 위치한 '포토 스튜디오'다. 벽면 2곳이 막힌 벽이 아닌 큰 통유리창으로 만들어졌다. 사진촬영용 배경과 조명, 반사판도 이미 구비돼있지만 자연광을 배경으로도 촬영하는 게 가능하다. 포토 스튜디오가 지하에 위치한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과는 다른 성수점만의 차별점이다.

워크룸도 패션 공유 오피스 특징이 반영됐다. 제품 포장과 제단 작업이 필요한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4~8층마다 위치한 워크룸에서 자유롭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작업대와 '로라스타' 작업용 다리미를 구비했다. 이외에도 배송 스티커 출력기기, 복합기, 커피머신 등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은 모두 무료다. 입점업체가 지불하는 비용은 월 임대료와 회의실·포토 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는 크레딧이 전부다. 특정 지점 입주자가 다른 지점 인프라를 교차 이용하며 거점 오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꼭대기 층인 9층에는 입주 기업 구성원을 위한 휴식 공간과 함께, 업사이클링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는 라운지 공간이 마련됐다. 9층 라운지는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폐종이·폐마스크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3인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3층엔 무신사 직원들이 상주한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입점 브랜드들이 우편물을 배송받을 수 있는 '메일룸' 공간을 만들었다. 소규모 사업장이 법인 등록 후 주소지가 필요할 때 무신사 스튜디오로 설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3층이 특별한 이유는 입점 브랜드를 위한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 가 위치했기 때문이다. 무신사 테라스는 입점 브랜드와 고객간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오프라인 공간이다.

무신사 테라스 성수는 ‘브랜디드 카페’를 컨셉으로 브랜드와 협업하여 운영하는 카페와 쇼룸으로 구성됐다. 첫 협업 브랜드는 출시 1년만에 100억원 매출을 기록한 국내 브랜드 '예일'이 팝업스토어를 꾸몄다.

예일은 이곳에 다양한 판매 상품을 한개씩 진열해놨다. 사람들이 오가며 예일 상품을 오프라인으로 직접 살펴보고 착용할 수 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QR코드로 촬영하면 바로 무신사 구매 페이지로 연결된다.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는 누구나 입점 가능하지만, 3층 브랜디드 카페에서 협업할 수 있는 대상 브랜드를 무신사 입점 브랜드로 한정한 이유다.

무신사 측은 “신진 디자이너를 위한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 패션 종사자들 간 네트워크 기회를 확대해 패션 생태계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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