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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몰아주기 아냐”…카카오T, 택시 ‘AI 배차 시스템’ 구조 공개

이안나

- 택시 배차 시스템 정보 접근성 및 투명성 제고

[다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모빌리티 업계 처음으로 택시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 상세 동작 원리를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AI 기술 및 플랫폼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차 시스템을 공개해 각계 오해와 우려를 불식한다는 취지다.

이번 택시 배차 시스템 공개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진행됐으며, ‘상생 자문 위원회'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 홈페이지에 택시 배차 시스템 소개 페이지를 신설하고 배차 진행 방식, 배차 시스템 구성 요소, 고려 변수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단순히 배차 순위 결정 원칙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시나리오별 배차 과정, 승객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해 개발된 예측 모형도 소개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 택시 서비스는 승객 ▲호출 요청 ▲콜 카드 발송 ▲기사 콜 카드 수락(배차) ▲승객 탑승 ▲운행 ▲결제 및 평가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 중 콜 카드 발송 시 택시 기사에게 발송되는 ‘콜 카드’ 기준과 순서를 도출해내는 방식을 ‘배차 시스템’이라고 한다.

카카오 T 택시는 빠른 배차를 위해 호출 수락률이 높고 운행 품질이 보장된 기사 후보군을 예측하는 ‘AI배차 시스템’과 ‘ETA(Estimated Time of Arrival, 도착 예정 시간) 스코어’ 기반 하이브리드 배차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기 카카오택시는 ETA 기반으로만 배차가 이뤄졌지만, 기사가 콜을 골라잡기 하거나 콜을 잡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콜멈춤' 상태로 전환하지 않아 승객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존 배차 한계를 보완하고 승객-기사가 모두 만족하도록 AI 배차 시스템을 추가 적용한 셈이다.

특히 배차 대기 단계에선 1초 배차 지연도 치명적이다. 카카오T 택시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배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15초에서 18초로 늘어날 경우 호출 취소율이 3초 만에 9.8%에서 28.8%로 상승했다.

AI 배차 시스템은 호출이 발생한 ▲요일 ▲시간대 ▲출도착지 인근 택시 수요공급 현황, 기사 ▲일평균 콜 수락률 ▲목적지별 콜 수락률 ▲평균 평점 ▲과거 운행 패턴 등 30여 가지 변수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기사와 승객 매칭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AI 배차 시스템을 통해 ▲콜을 수락할 확률이 높은 기사에게 먼저 콜 카드를 발송해 ▲콜 수락률은 높이고 취소율은 낮춰 ▲승객 대기시간을 줄이며 ▲과다한 배차 요청에 따른 기사 피로도를 줄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AI 배차 시스템 도입 이전 2019년에는 14.1초였던 평균 배차 대기시간이 지난해 8.6초로 39% 감소했다"며 "배차 수락률, 평점 등과 같은 질적 요소를 배차 시스템 변수로 고려하게 되면서 골라잡기, 단거리 기피 등과 같은 택시 시장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 유승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배차 시스템이 고려하는 인자들에 대해서는 꾸준히 각계와 공유해왔고, 이보다 더 상세한 동작 원리를 공개해 승객과 기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지속적인 기술 연구로 택시 이용 편의를 높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기사들에게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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