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 바로고·컬리 제치고 ‘초록마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이 대상그룹 초록마을을 인수한다. 바로고·마켓컬리·이마트에브리데이 등 막강한 업체들을 제치고 6년차 스타트업이 20년 이상 된 유통업체 새 주인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일 정육각은 최근 대상홀딩스로부터 초록마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 대상과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거래가격을 1000억~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측은 본계약 체결을 위해 막바지 협상 중이다.
앞서 초록마을 인수전엔 바로고와 컬리,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다수 유통 회사들이 참여했다. 초록마을은 유기농 유통회사로 전국에 걸쳐 470여개 직영점과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특히 배달대행업체 바로고가 초록마을 인수에 적극적인 분위기였다. 바로고가 퀵커머스 및 신선식품 유통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초록마을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초 국내 사모펀드(PEF) 케이스톤파트너스로부터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도 초록마을 인수를 염두에 뒀다고 알려졌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기존 신선식품 사업에 강점을 띄고 있는 만큼 초록마을 인수 시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평가됐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전국 240여개 매장에 400여개 초록마을 매장을 더해 외형 확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초록마을 새 주인으로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았던 정육각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16년 설립한 정육각은 현재 연 매출 4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로 기존 축산물 유통 구조를 바꾸고 있다.
정육각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건 온오프라인 매장 시너지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록마을 인수 시 정육각은 온라인·축산물 중심 사업에서 오프라인·신선식품 분야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정육각 관계자는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외 사업 방향 등에 대해선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초록마을은 1999년 친환경 유기농 업체로, 전국 400여 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49.1%를 보유한 대상홀딩스다. 임세령 대상 부회장(30.17%), 임상민 대상 전무(20.31%)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대상그룹에 편입된 후 956억원이던 초록마을 매출은 2016년 2304억원까지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초록마을은 지난해 매출 1927억원에 33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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